「宋相根기자」 정부와 신한국당이 교육감 선출방식을 오는 98년부터 시도지사 임명제로 바꾸기로 한 것은 그동안 선거과정에서 나타난 금품수수 등의 비리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교육감 선출제도는 지난 92년 지방자치제와 함께 도입된 것으로 7∼25명의 교육위원이 「교황선출방식」으로 교육감을 뽑도록 했다.
당시 지방교육자치법을 개정하면서 입후보자없이 투표하는 방식을 택한 것은 교육계의 사표라 할 수 있는 교육감의 경우 「낯뜨거운 경선」보다는 「조용히 추대」하는 형식이어야 한다는 교육계의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었다.
그러나 올해 민선(民選)2기 교육감을 뽑는 과정에서 금품수수의혹이 끊임없이 흘러나왔고 잇따라 교육감과 교육위원들이 구속되자 「얼굴없는 선거」에 대한 비판이 불거졌다.
서울의 경우 지난 8월 교육위원인 陳仁權씨가 교육감 선거에서의 지지를 부탁하며 다른 교육위원들에게 3억원을 뿌린 사실이 드러나 陳씨 등 5명이 검찰에 구속됐다.
9월에는 廉圭允전북교육감이 역시 자신을 지지해줄 것을 부탁하며 5명의 교육위원에게 1억5천만원을 건넨 혐의로 구속됐다.
이와 관련, 교육개혁위원회는 지난 8월 제3차 교육개혁안을 金泳三대통령에게 보고하면서 교육감은 후보등록 절차를 거쳐 교육위원중에서 뽑도록 하는 개선안을 내놓기도 했다.
교개위는 또 교육위원의 수를 7∼11명으로 크게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합의제(만장일치 또는 다수결)로 업무를 처리하는 교육위원회의 효율적인 운영을 감안한 개혁안이었다.
그러나 교육위원의 수가 현재보다 줄어들면 오히려 선거과정에서의 금품수수 등 물밑거래가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정부와 신한국당은 지난 11일부터 당정회의를 가진뒤 결국 시도지사가 시도의회의 동의를 얻어 교육감을 임명하도록 지방교육자치법을 개정키로 합의했다.
이에 앞서 당정관계자들은 법개정의 취지를 설명하며 교육개혁위원회의 이해를 구했다.
李永鐸교육부차관은 『이번 법개정으로 지방자치단체와 교육위원회가 이전보다 원활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지역실정에 맞는 교육행정을 펴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