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개혁캠페인]96년 시리즈를 마치며

  • 입력 1996년 12월 29일 20시 56분


<<동아일보는 「교육개혁과 교육자치를 위한 시민회의」(교육민회·인간교육실현학부모연대 YMCA YWCA 흥사단 지역사회교육중앙협의회)와 함께 지난 1년간 「경쟁교육에서 인간교육으로」라는 슬로건으로 교육개혁캠페인을 전개했다. 이는 지난해 「아이들을 입시에서 풀어주자」는 슬로건으로 교육개혁캠페인을 벌인데 이어 2년째. 동아일보는 97년에도 교육민회와 함께 「우린 이렇게 가르쳐요―지구촌 인성교육 현장」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제3차연도 교육캠페인을 전개할 예정이다. 내년도 교육개혁캠페인을 앞두고 지난 1년간 교육캠페인에 관여했던 전문가들의 평가와 앞으로 1년간 전개할 새 교육캠페인의 취지와 취재방향 등을 소개한다.>> ▼ 김영식 교육부 교육정책총괄과장 동아일보의 연중캠페인 「경쟁교육에서 인간교육으로」는 21세기의 정보화 세계화에 대비하여 새로운 교육의 틀을 짜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정책적 시사점을 던져 주었다. 특히 기사나 시민포럼으로 다룬 내용들이 현재 정부가 추진중인 교육개혁 과제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이어서 앞으로 교육정책을 실천에 옮기는데 좋은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의 대학수학능력시험과 같은 국가고사의 답안지를 교사들이 집으로 가져가 채점할만큼 교사에 대한 학부모와 사회의 신뢰가 높다는 나라를 소개한 적이 있는데 언뜻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도 무척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장애아교육 차별이 없다」는 주제 역시 장애아를 위한 교육정책적 배려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사회에서 정상인과 어울려 살 수 있도록 하는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한 것이어서 인상적이었다. 우리의 경우 장애아를 위한 특수교 설립을 지역주민이 반대하여 결국 학교설립 자체가 무산되곤 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런 생각이 든다. 국내교육이 지나치게 이론위주 인문계 중심 교육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해외의 직업교육」을 읽으면서 우리가 뼈아프게 새겨듣고 정책추진에 반영해야할 대목을 많이 발견했다. 창의력교육은 인성교육이 뒷받침을 해 줄때 그 가치가 더욱 빛난다는 점에서 우리교육도 이제 당연히 「경쟁교육에서 인간교육으로」 틀을 바꾸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동아일보의 연중기획물이 중요한 기능을 했다고 본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해외 교육현장을 취재할 때 교수 등 전문가만이 아니고 일선 교사도 동행했더라면 하는 것이다. ▼ 김재웅 교육민회 정책위원장·방송대 교수 「교육개혁과 교육자치를 위한 시민회의」(교육민회)는 동아일보 및 민간사회단체와 함께 96년 한햇동안 「경쟁교육에서 인간교육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인간교육실천캠페인을 벌여왔다. 동아일보 기자들이 전문가와 해외 동행취재를 통해 그같은 슬로건을 구체화할 수 있는 비전을 제시하려고 노력하는 동안 민회는 나름대로 「인간성을 되살리는 교육:더불어 사는 삶」 「자연과 더불어 숨쉬는 녹색교육」 「교육개혁의 절반은 직업교육」 「풍류정신 되살리는 문화예술교육」 등을 주제로 시민포럼을 개최했다. 그리고 「학생들의 학교 부적응과 학교폭력에 관한 조사연구」를 통해 「학교의 오늘」을 고발했으며 「3분의 2에게 희망을―비진학 청소년과 그 가족을 위한 이야기 노래마당」이라는 문화이벤트를 열기도 했다. 그러나 우리의 학교는 여전히 학교 폭력이 설치고 있는, 많은 학생들이 가고 싶어하지 않고 즐거워 하지 않는 곳으로 남아 있다. 학생 개개인의 인간성이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고 꼭 필요한 직업교육이 이뤄지고 있느냐는 회의도 남아 있다. 녹색교육이나 문화예술교육도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그렇지만 교육문제의 해결이 한두 번의 행사로 이뤄진다고 믿는 것은 아니다. 문제해결을 위해서는 문제의식의 공유와 확산이 우선적으로 요청되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교육민회는 97년에도 위의 주제들을 지속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다만 캠페인의 주제를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즈음해 「후진교육에서 선진교육으로」로 삼고 정치 경제분야 뿐만 아니라 교육분야도 선진국이어야 진정한 선진국이라는 점을 부각시킬 계획이다. ▼ 정태화 교육개발원 직업기술연구본부 팀장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을 위해 학교가 존재하지 않고 학교를 위해 학생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동아일보의 연중 시리즈 「경쟁교육에서 인간교육으로」는 해외취재를 통해 교육의 수요자인 학생의 권리를 일깨워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학교운영위원회에 관한 외국의 사례를 소개한 부분도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한다. 교내 식당의 점심 값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이는 프랑스의 사례, 학교부근의 슈퍼마켓에서 물건을 훔친 학생 2명에 대한 징계문제를 슈퍼마켓 주인도 참석시켜 의논하는 독일의 사례, 더 나아가 교장과 일반교사의 고용과 해고까지도 결정하는 막강한 인사권을 갖고 있는 영국의 학교운영위원회의 모습이 소개됐다. 이는 우리에게 이제 학교는 교장과 교사의 전유물이 아니라 학부모와 지역사회가 공동 참여해서 지역의 실정과 특성에 맞게 자율적으로 운영해야 할 조직임을 잘 인식시켜 주었다. 지난 9월 한달 동안 외국의 직업교육개혁동향을 소개한 것도 크게 주목할 부분이었다고 본다. 「무한경쟁」의 국제화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는 길 뿐이라는 대전제아래 직업교육을 개혁하여 질 높은 산업인력을 양성하려는 각국의 노력을 소상하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이 기획물은 말미부분에 선진국의 최근 교육개혁동향도 자세히 소개함으로써 현재 우리가 추진중인 교육개혁에 여러가지 시사점을 제공해 주기도 했다. 그간의 기획물은 온 국민에게 교육개혁에 동참해야 할 이유를 충분히 설명했다고 본다. 새해에도 이같은 기획물을 계속 보도함으로써 동아일보가 교육개혁을 선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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