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특히 ‘교육부총리’구상을 교육부 행정자치부 등 관련 부처와 사전 논의를 하지 않고 신년사에 직접 추가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배경〓김대통령은 “교육의 획기적인 발전이 없이는 21세기의 지식기반사회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국가의 행정력이 정부 수립 이후 안보와 경제발전에 집중돼 왔으나 이제는 교육발전에 정부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의미로 ‘제2교육입국’의 의지를 표현한 셈.
교육부총리안은 대통령이 각 부처 장관을 직접 관장하는 통치스타일을 ‘중간 관리자’를 두는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뜻도 갖고 있다. ‘교육부총리’안은 96년2월 김영삼(金泳三)정부 시절 교육개혁위원회가 ‘인적자원 개발과 관련된 업무와 기능을 조정 총괄하는 부총리제를 신설해야 한다’고 건의한 적이 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조직 개편〓김대통령이 거론한 교육 훈련 문화 관광 과학 정보 등 교육부총리의 관장 분야는 관광과 정보를 제외하고 모두 교육부의 전신인 문교부가 맡고 있었으나 다른 부처로 일부 이관한 분야다.
교육부는 정부의 조직 개편이 있을 때마다 외교통상부의 해외 학술교류 및 재외(在外)국민 교육, 노동부의 직업교육훈련, 과학기술부의 과학기술인력 수급 등을 교육부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교육부총리가 교육부장관을 겸하면 현재 학교정보화분야가 과(課)에서 국(局)으로 승격되는 등 교육부의 조직이 교육정보화계획에 입각해 확대 개편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김대통령이 정부 조직과 예산을 최소한으로 늘리겠다고 밝혀 교육부총리가 각 부처의 인력개발과 관련된 업무를 조정하는 수준으로 정부조직이 개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교육부총리제가 도입되면 김덕중(金德中)교육부장관은 퇴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교육계는 관측. 새로운 제도에 따라 분위기를 일신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의 변화〓김대통령은 신년사에서 △학자금 융자 △과밀학급 해소 등 교육환경개선 △취업을 위한 전문교육기관 육성 △학교에 초고속통신망 구축 등 학교 정보화 △연구개발비를 예산 5%까지 확대 △첨단분야를 G7수준으로 개발 △교사 위상 고양 등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우선 2002년까지 완료할 예정이었던 학교정보화를 올해 안에 마치기 위해 추가경정예산을 확보하는 등 후속 조치를 마련하고 있다.
현재 추가로 필요한 예산 규모가 어느 정도될지 가늠하기 힘드나 올해 안에 최소한 1조원 안팎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돼 예산확보 과정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한국교육단체총연합회나 전국교직원노동조합 등 교육관련 단체들은 이번 조치를 환영하면서 그에 걸맞은 예산의 뒷받침을 기대하고 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