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시 분당구 서현고의 학교운영위원장이자 고교 3년생의 어머니인 김영혜씨(49·사진)는 “우수한 학생들이 특성 있는 교육을 할 수 있는 다양한 고교가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분당은 고교 비평준화 지역이어서 중학생들도 ‘입시지옥’을 치르고 있다. 자신이 원하는 고교에 지원한 뒤 시험에 합격해야 하기 때문이다.
서현고는 대학 진학률이 98%나 되고 각종 경시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 학부모와 학생들이 선호하는 고교 가운데 하나다. 91년 학생 1명인 시범학교로 출발해 지금은 30학급 1508명이나 되는 큰 학교로 컸다.
분당도 중학생에 비해 고교 수가 적어 교실 환경이 쾌적하지는 않다. 서현고도 3학년은 학급당 학생 수가 55명이나 된다. 다행히 2학년 50명, 1학년 45명 등으로 해마다 배정인원이 줄고 있다.
김씨는 “아이들이 새벽까지 공부하느라 고생하는 것을 보면 안쓰럽다”면서 “학부모들도 자식이 자기 전에는 잠자리에 들지 않을 정도로 열성이고 선생님들도 헌신적이어서 학부모들이 모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는 “매년 4차례 실시되는 ‘아버지의 날’ 행사는 학부모들이 자녀들의 학교 생활을 실감나게 체험하는 기회”라며 “학교와 학부모가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공감대를 느낄 수 있어 아버지들이 더 좋아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김씨는 서현고가 ‘입시 명문고’로만 비쳐지는 것을 우려했다. 학생들이 33개나 되는 동아리 활동으로 공부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나아가 특기를 살릴 수 있도록 하는 분위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김씨는 “분당 지역의 학급당 인원을 서울 수준으로 개선한다면 더 많은 교육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인철기자>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