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와 수련기간 거쳐 정회원으로
어린이가 이 모임의 정회원이 되려면 까다로운 ‘수련기간’을 거쳐야 한다. 일단 예비회원으로 가입한 다음 온 가족이 참여하는 가운데 1년 동안 6회 이상 자연생태를 조사, 보고서를 제출해야 정회원이 될 수 있다. 보고서를 쓸 때 채집과정에서 뿌리를 뽑아도 되는 식물과 줄기만 잘라야 하는 식물이 각각 무엇인지 알아야 하는 것은 필수.
예비회원도 연구회가 수시로 주최하는 각종 자연학습 프로그램에 참여한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여름 겨울 방학 두 차례만 모집한다.
연구회는 98년 창립 이후 120여명의 정회원 어린이를 배출했다. 그동안 이들을 중심으로 오대산, 강화 덕포진, 제부도 갯벌 등 전국 각지에서 월 1, 2회씩 현장학습을 벌여왔다. 1일에는 어린이와 가족 등 45명이 하루 일정으로 태백산을 다녀오기도 했다.
정회원 어린이들은 또 ‘들공부 회원’과 ‘연구회원’으로 나뉘어 계획된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스스로 연구주제를 정해 식물연구를 한다. 이들은 또 신도시 각 동네마다 ‘모둠’을 만들어 단지 내 화단을 가꾸고 이름표를 붙여주거나 스스로 단지 내 꽃지도를 만들기도 한다.
또 개울가의 돌 하나라도 원상태를 훼손하지 않는 것이 연구회의 학습원칙. 자연학습을 핑계로 자연이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어린이들은 사전에 철저하게 자연보호 교육을 받는다.
◇채집서 관찰-연구까지 '현장 산교육'
연구회는 서울대에서 생물학을 전공한 한동욱회장(32)이 97년부터 1년 동안의 준비과정을 거쳐 98년에 만들었다. 일산에서 주로 활동해왔으나 지난달 29일 분당과 용인에서도 예비회원을 모집, 신도시를 중심으로 활동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이는 신도시 지역의 학부모들이 젊고 교육수준이 높은데다 산과 호수 등이 가까이 있어 자연학습이 쉽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한회장은 대학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젊은 동료 생물학자들을 끌어들여 강사진을 꾸렸다. 이들은 현장학습 때마다 참가해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전문용어를 풀어 설명하거나 씨앗에서 싹이 터 꽃이 피는 과정 등을 보여준다.
한회장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자연사랑 운동이 절실하다는 생각에서 이 모임을 시작했다”면서 “자연 속에서 이뤄지는 일인만큼 자연스럽게 자연사랑이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일산〓이동영기자>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