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고는 1900년 유일한 관립 중학교로 개교했다. 당시 교명은 특별한 이름이 아닌 ‘중학교’였으며 조선조 명문 거족들이 몰려 살던 홍현(紅峴·현 서울 종로구 화동)의 김옥균(金玉均)집터에 둥지를 틀었다.
54년 고교 입시가 실시되면서 경기고는 전국의 수재들이 몰려드는 명문고로 부상했다. 57년 졸업생부터 고교 입시 마지막 세대인 76년 졸업생들까지는 10명 중 6명 이상이 서울대로 진학했다. 70년의 경우 서울대 진학률은 81.8%. 74년 고교평준화가 실시되고 76년 지금의 강남구 삼성동으로 교사를 이전하면서 경기의 명성도 한풀꺾이게 된다.
경기고 출신들은 각계로 진출, 막강한 파워 엘리트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이재형(李載灐)전 국회의장, 조용순(趙容淳)전 대법원장, 이홍구(李洪九)전 국무총리 등 3부요인만도 10여명을 배출했다. 16대 국회의원 중 이회창(李會昌) 정대철(鄭大哲) 김원길(金元吉)의원 등 25명이 경기고 출신이다. 재계 인사로는 김우중(金宇中)전 대우회장, 조석래(趙錫來)효성그룹회장, 박용오(朴容旿)두산그룹 회장 등이 있다. 고건(高建)서울시장도 동문.
경기고는 개교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2일 오전 10시 교정에서 재학생과 교직원 동문 학부모 각계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기념식과 100주년 기념관 개관식을 갖는다. 이어 3일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장애인과 함께’라는 주제로 경기 페스티벌을 펼친다. 정보통신부는 경기고 개교 100주년에 맞춰 2일 한국 중등교육 100년 기념우표를 발행한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