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가 즐겁다] 영어 테이프 듣다보면 불면증도 싹

  • 입력 2001년 2월 1일 11시 09분


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몸과 마음은 정반대의 힘이 작용한다고 한다. 근육은 힘을 줄수록 강해지지만 마음은 힘을 주지 않을수록 강해진다. 따라서 효과적인 잠재의식 학습을 하려면 온몸의 힘을 완전히 빼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평소에 하는 방법을 설명하면 먼저 잠자리에 편안히 누운 다음 천천히 서너 차례 심호흡을 한다. 하나-, 두-울, 세-엣, 네-엣…. 이렇게 천천히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면서 숨을 들이쉰다. 숨을 들이쉴 때 온 우주의 정기가 내 몸 안으로 가득 들어온다고 생각하고, 내쉴 때는 온몸의 노폐물이 숨을 통해 빠져나간다고 생각한다. 들이쉬는 데 4초, 내쉬는 데 4초, 이런 식으로 서너 차례 심호흡을 하고 나면 머리가 한결 개운해진다.

이렇게 천천히 숨을 쉬면서 왼쪽 발끝을 생각한다. 왼쪽 발끝에서부터 온몸의 기운이 빠져나가고, 그 범위가 점점 위로 올라와 발목, 정강이, 무릎, 엉덩이까지 힘이 빠지고 왼쪽 다리가 끝나면 이번에는 오른쪽 발끝으로 가서 서서히 위쪽으로 올라오며 힘이 빠져나간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힘이 빠지는 것 같지 않더라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효과가 있으니까, 처음에는 그냥 그렇게 생각만 하면 된다.

그 다음에는 아랫배로 가서 배꼽, 가슴을 거쳐 어깨까지 서서히 올라오며 힘이 빠진다고 생각한다. 같은 요령으로 양팔의 힘을 뺀 다음, 얼굴로 올라와서 먼저 입가의 긴장을 풀고 눈가의 힘을 빼면 가장 편안하고 평화로운 표정이 된다. 말로 하니까 복잡한 것 같지만 실제로 해 보면 어려울 것 하나도 없다. 다시 간단히 순서를 정리해 보면, ‘왼쪽다리→오른쪽다리→몸통→어깨→왼팔→오른팔→얼굴’, 이런 순서로 긴장을 풀면 된다.

자, 이제 온몸의 긴장을 충분히 풀었으니 잠들기 전에 한 팔을 가만히 머리 위로 뻗어서 녹음기의 스위치를 켜고 녹음 테이프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에 편안히 귀를 기울이고 있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스르르 잠이 들게 된다. 이렇게 잠자리에서 편안히 영어테이프를 듣다보면 불면증 같은 것은 거짓말처럼 없어진다.

평소에는 잠자리에서 계속 뒤척이며 잠을 못이루던 사람들도 이렇게 테이프를 듣기 시작하면 언제 그랬는지도 모르게 잠들어버리고 만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그냥 벌떡 일어나면 손해다. ‘잠들기 직전-직후’와 ‘잠깨기 직전-직후’에 ‘피암시성’이 가장 높아진다고 했으니, 이때가 영어를 머릿속에 공짜로 흡수할 수 있는 또 하나의 좋은 찬스다. 가만히 누운 채로 손만 위로 뻗어서 녹음기를 켜면 녹음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머릿속 깊숙이 속속 스며드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약 20∼30분 가량 편안히 들은 다음 녹음기를 끄고, “아, 기분 좋다”하고 소리를 내며 기지개를 켜고 자리에서 일어나면, 아주 기분이 상쾌하고 모든 일이 다 잘 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어떤가. 마음에 드시는지? 힘들고 어려운 것은 하나도 없다.

그리고 일단 긴장을 푸는 법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굳이 잠을 자지 않아도 하루 일과 중 20∼30분 정도씩 남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서 얼마든지 영어를 머릿속에 입력할 수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그저 의자나 소파에 편안히 앉아서 긴장을 풀고 편안한 마음으로 테이프를 들으면 된다.

<정 철/ 정철언어연구소 소장 www.jungchul.com >

(주간동아 27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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