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연애사건으로 발레단에서 쫓겨난 ‘마이라’는 친구와 함께 어렵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던 중, 아들의 연락을 받고 며느릿감을 보러 오는 ‘로이’의 어머니를 기다리다가, 신문의 전사자 명단에서 우연히 ‘로이’의 이름을 발견하고는 실신한다. 거의 실성하다시피 한 ‘마이라’는 자포자기 끝에 결국 군인들에게 몸을 파는 거리의 여인이 되고 만다.
하루는 정거장에서 서성이다 귀향군인들 틈에 섞여 나오는 ‘로이’를 우연히 만나게 된다.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로이’에게 차마 자신의 처지를 고백하지 못한 채, ‘마이라’는 스코틀랜드에 있는 ‘로이’의 저택으로 함께 간다. 그날 밤, 두 사람을 환영하는 성대한 무도회가 열리는데, 무도장에서 살짝 빠져 나와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한번 들어보자.
Roy:Happy? (행복해?)
Myra:Yes! (네)
Roy:Completely? (완벽하게?)
Myra:Yes! (네)
Roy:Ecstatically? (까무러치게?)
Myra:Yes! (네)
Roy:No doubts.(의심없이?)
Myra:No. (네)
Roy:No reservations.(거리낌없이?)
Myra:No. (네)
Roy:No defeatism. (패배주의는 안 돼.)
Myra:No. (네.)
Roy:Darling, every once in a while, I see fear in your eyes. Why? Oh, life’s been hard for you. I know that. You’ve had to struggle in your privation. But?. That’s all over now. You’re safe now. Don’t be afraid. You needn’t be ever again. I love you. (달링. 이따금씩 당신의 눈에 두려움이 보여. 왜 그렇지? 그래, 살기가 힘들었지, 내가 알아. 가난 속에서 그토록 고생했으니. 하지만. 그건 이제 다 끝났잖아. 당신은 이제 안전해. 두려워하지마. 이제 다시는 그럴 필요 없어. 당신을 사랑해.)
Myra:Oh, Roy. You’re so good. You’re so?. (오, 로이! 당신은 너무 좋은 사람이에요. 당신은 너무….)
(Myra puts her arms around Roy’s neck and kisses him) (마이라는 두 팔로 로이의 목을 감고, 키스한다)
이 얼마나 멋진 대사인가! ‘로이’의 포근한 사랑과 ‘마이라’의 억제된 슬픔이 한마디 한마디에 그대로 묻어나지 않는가! 사랑에 빠진 ‘로이’의 달콤한 목소리, 그를 올려다보는 ‘마이라’의 엇갈리는 표정 등과 함께, 단어 하나하나에 사랑과 슬픔이 한데 뭉쳐, 살아 꿈틀대고 있다. (다음 호에 계속)
< 정철/정철언어연구소 소장 www.jungch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