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회까지 방영된 <탱구와 울라숑>은 1회부터 시청률이 15%를 넘어서 어린이 프로그램 인기순위 1, 2위를 점하고 있는 일본 인기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와 <디지몬 어드벤처>를 바짝 뒤쫓고 있다. 지난주 TNS 미디어코리아가 집계한 시청률 조사에 따르면 <탱구와 울라숑>은 이들과 5% 이하의 차이로 방송 3사 전체 만화 프로 중 3위를 차지했다.
26부작으로 제작된 <탱구와 울라숑>은 개성있고 코믹한 로봇 '울라숑'과 말썽장이 로봇 조종사 '탱구'가 벌이는 전투 모험담을 다룬 애니메이션.
하루에 수십여건의 글이 올라오는 <탱구와 울라숑> 게시판은 온통 칭찬 일색이다. 개설된 지 15일만에 500여건의 게시물이 실리고 '지난 방송보기'의 조회수가 1만건을 넘어섰다.
9~12세의 초등학생들의 집중적인 성원을 받고 있는 탱구와 울라숑은 우선 캐릭터 자체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귀여운 돼지 인형을 뒤집어 쓴 모습의 인격체 로봇 '울라숑'의 주 에너지원은 돼지똥. 지금 쓰는 엔진이 구닥다리 석탄엔진이라는 사실에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는 이 로봇은 주인공 치고는 너무 약하고 어설프다. 적들에게 무차별 공격을 가하는 무적의 로봇은 이제 옛말. 생김새부터 행동까지 바보스럽다는 점이 울라숑 최대의 인기비결이다.
인물 주인공인 탱구도 울라숑 못지 않은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12세 로봇 조종사 탱구는 어린 나이에 여자를 무지 밝히는데다 마음이 급하면 허둥대고 화부터 내는 다혈질이다. '로코코 근위대' 기사인 '샤샤'에게 자극을 받아 자신이 좋아하는 엔지니어 '엘리'에게 잘보이기 위해 무던히도 애쓴다. 울라숑과는 만날 때부터 사이가 안좋았지만 '제 7수비대'에 들어간 후 어쩔수 없이 울라숑을 조종하는 의무를 맡게 된다.
캐릭터가 잘 부각될 수 있도록 스토리가 탄탄하게 구성된 것도 <탱구와 울라숑>의 장점. 애니메이션 치고는 유난히 코믹적인 요소가 많고 어거지없이 이야기가 잘 맞물리는 것은 <남자셋 여자셋>, <순풍 산부인과>의 시나리오를 쓴 김의찬씨의 힘이다. 애니메이션 시나리오를 쓰는 것은 처음이라는 그는 등장 인물들의 특성과 그 성정 과정을 세심하게 묘사해 극중 힘을 불어넣고 있다.
유쾌한 내용과 어울리는 군더더기 없는 그림체와 화면 전체를 지배하는 파스텔톤 색상도 돋보인다. 캐릭터 주인공들은 검정색 아웃라인을 강조해 단순하고 깔끔하게 표현했다. 이에 비해 뒷배경은 몇 가지 색깔을 혼합한 듯한 중간색을 사용해 은은한 느낌을 준다. 되도록이면 자극적인 원색을 피하고 무난한 색을 써 눈에 부담을 줄였다.
한편 제작사 서울무비측은 <탱구와 울라숑>의 인기에 힘입어 '탱구와 울라숑을 닮은 친구찾기'라는 글짓기 이벤트를 개최해 게임CD나 음반을 상품으로 줄 계획이다.
오현주<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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