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15일 개봉되는 디즈니의 <아틀란티스:잃어버린 제국>은 전통적인 셀 애니메이션 기법을 이용한 작품. 신화 속에 존재하는 가상의 도시를 찾기 위해 깊은 땅굴을 파는 탐험가 이야기를 그린 이 작품은 <라이온 킹> <미녀와 야수>의 돈 한이 제작했다. 돈 한은 한 인터뷰에서 "마틴 스콜세지나 스티븐 스틸버그, 조지 루카스가 70년대 실사 영화들을 재창조했다면 이제는 애니메이션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변형되고 응용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올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노미네이트돼 있는 드림웍스의 <쉬렉>은 전작인 <개미>에 쓰였던 것보다 한층 정교한 3D 기법으로 제작됐다. 코미디언 배우 마이크 마이어스가 스코트랜드식 사투리 영어로 못생기고 대인기피증이 있는 괴물 쉬렉을 그럴싸하게 표현했다. 동화를 각색해 만든 재치있는 스토리와 컴퓨터 기법이 조화를 이룬 대표적인 케이스다.
비디오 게임에 바탕을 둔 <파이널 판타지:영혼들>도 3D 기법을 이용, 인간과 흡사한 생물체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유령처럼 보이는 외계인 침략자들과 인간들의 전쟁을 다룬 이 영화에는 배우 스티브 부세미가 목소리 연기를 들려준다. 이 영화의 프로듀서인 크리스 리는 "사진처럼 정교한 캐릭터들을 표현해 내기 위해 기술적인 측면을 최대한 강화했다"고 말했다.
한 인간의 몸 속에서 백혈구와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싸움을 벌이는 내용의 코미디 애니메이션 <오스모시스 존스>는 전통적인 기법과 실사를 이용한 작품. 주인공역은 빌 머레이가 맡았다.
말 못하는 백조의 모험담을 그린 <백조의 승리>는 어린이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작품. 따뜻하고 서정적인 화면이 돋보이는 이 애니메이션은 컴퓨터 기법을 배제해 그 맛을 더 살렸다. 리즈 위더스푼이 목소리 출연을 하는 이 영화는 홈비디오로 출시되기 전 몇몇 극장에서만 잠깐 상영될 예정이라고.
알렉 볼드윈, 수잔 서랜든 등이 목소리 연기를 들려줄 <캣츠 앤 도그>는 실사와 퍼펫(인형) 기술, 3D 기법을 총동원했다. '팅글'이라 불리는 악당 고양이가 강아지 세계를 상대로 전쟁을 선포하는 <캣츠 앤 도그>는 <쉬렉>이나 <파이널 판타지>처럼 컴퓨터를 이용해 애니메이션의 표현 한계를 넓힌 작품.
이처럼 상상한 것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술력이 발달하면서 애니메이션은 기존의 틀을 벗어던지고 있지만 <쉬렉>의 공동 감독 빅키 젠슨의 말은 귀담아들을 만하다.
"컴퓨터로 인해 애니메이션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해졌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기술과 함께 관객을 사로잡을 수 있는 탄탄한 스토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재미가 없으면 기술력은 아무런 소용이 없다. 우선 안보러오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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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주<동아닷컴 기자>vividr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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