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엽기토끼…졸라맨…플래시 애니 '전성시대'

  • 입력 2001년 5월 6일 19시 01분


눈 덮인 깊은 산골. 강아지가 탐스러운 복숭아를 얼음 웅덩이에 빠뜨리고 울고 있다. 이때 곰썰매를 타고 나타난 ‘마시마로 산타’. 강아지를 달래보지만 쉽지 않다. 뼈다귀와 술, 돈주머니를 내밀어도 막무가내. 갑자기 변기용 압축기를 꺼내든다. 압축기로 짓누른 자신의 볼기를 내미는데 그 모양이 영락없는 ‘복숭아’.

이야기 또 하나. 지하철에 서있는 중년신사가 졸고 있다. 입가에서 흐른 침이 앉아 자고 있던 여자 승객의 손등에 떨어진다. 잠에서 깬 여자 승객. 손등의 침을 자신의 것으로 착각해 누가 볼세라 핥아먹는다.

이것은 플래시애니메이션인 ‘엽기토끼’와 ‘지하철도999’의 한 장면. 이를 계기로 플래시애니메이션이 인터넷의 인기스타로 떠올랐다.

▽어떤 작품이 있나〓엽기토끼로 알려진 ‘마시마로의 숲 이야기’(www.mashmaro.co.kr)와 ‘작대기 인간’의 무용담을 담은 ‘졸라맨’(my.dreamwiz.com/deuk)이 대표작. ‘지하철도 999’(www.enpop.co.kr)는 지하철 안에서 중년남자가 벌이는 해프닝을 담았다. 똥을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도시가 배경인 ‘아치와 씨팍’(www.aanss.com)은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창작지원실 출신의 조범진팀의 작품. 플래시 애니메이터의 모임인 부즈클럽(www.postnut.com)이 만든 ‘푸카’는 자장면을 좋아하는 중국집 막내딸 캐릭터로 인기. 액션 플래시애니메이션 ‘찍사’와 ‘라이브쇼’는 클럽와우(www.clubwow.com)에서 감상할 수 있다. ‘우비소년’(woobiboy.intz.com)은 인츠닷컴이 ‘원소스멀티유즈’를 목표로 만든 야심작. 코미디TV(www.comedytv.co.kr)는 ‘야이노마’‘캣’ ‘플라스틱 플라워’ 등 다양한 플래시 애니메이션을 방영중이다. 센드투유(www.send2you.co.kr)·네이버카드(card.naver.com) 등 인터넷 카드 사이트들도 플래시 애니메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웹애니메이션이란〓미국 매크로미디어(www.macromedia.com)가 만든 소프트웨어 ‘플래시’를 이용해 주로 만든다. 가격은 40만원 정도. 파일 크기가 일반 동영상의 16분의 1에 불과해 전송속도가 빠르고 확대해도 이미지가 깨지지 않는다. 제작방법도 간단해 소규모팀이나 아마추어들이 만든 2∼3분 분량의 작품이 많다. 다양한 소재를 바탕으로 장난기와 상상력,극적인 반전 등의 묘미를 제공한다. 제작비는 기존 애니메이션의 10분의 1 정도.

플래시 애니메이션 전문업체 리얼코믹의 박정주사장은 “엽기토끼의 성공을 계기로 플래시 애니메이션의 영역은 캐릭터상품 등 오프라인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한기자>freewil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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