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랙’은 프레데릭 감독에게 첫 아카데미 수상의 영예를 안겨준 작품. 한 목수가 결혼할 때 신부에게 만들어준 흔들의자는 이후 목수 가족에게 소중한 자산이 된다. 그림 그릴 때나 뜨개질할 때도 쓰이고 아이들이 타고 노는 장난감으로도 사용된다. 의자 다리가 부러지면 고쳐주고 색깔이 바래지면 다시 칠해주는 등 정성을 아끼지 않는다.
하지만 마을에 기차와 자동차가 들어오고 주위에 콘크리트 고층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목수의 집도 팔리고 흔들의자도 버려진다. 고층 건물에 사는 사람들도 모두 흔들의자를 쓰긴 하지만 오직 TV를 볼 때 앉는 도구일 뿐이다.
흔들의자는 문명화와 자연파괴 속에서 고립된 인간들이 잃어버린 소중한 그 무엇이다.
일본 미국 등의 애니메이션에 길들여진 사람들에겐 분명 ‘재미’없는 작품이다. 하지만 단순한 선과 강렬한 색채, 그리고 흥겨운 음악 속에서 아름답고 애잔한 비극을 느낄 수 있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