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 태권브이’의 판권을 갖고 있는 ‘신씨네’와 애니메이션 제작사 ‘디지털드림스튜디오’는 최근 ‘로봇 태권브이’를 90분짜리 극장용 3D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해 2002년 겨울 개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디지털드림스튜디오 서은숙(37) 이사는 “‘태권브이’에 향수를 갖고 있는 30, 40대와 초중학생이 주 타겟층”이라며 “70년대와 마찬가지로 국산 애니메이션을 대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세계적으로 통하는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제작비는 최소한 50억원 이상. TV시리즈와 게임 제작 비용을 포함하면 100억원 가까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제작비 중 일부는 일반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국민 펀드를 통해 마련한다.
‘84 태권브이’이후 18년만에 다시 선보일 ‘21세기 태권브이’는 ‘20세기 태권브이’와는 ‘태권도 로봇’이라는 공통점 외에는 모조리 바뀐다.
외양도 둔중하고 단순했던 20세기 로봇대신 날렵하고 금속성 느낌의 초현대식 로봇으로 변모한다. 물론 사용하는 무기도 확 바뀐다.
주인공 훈이도 둥글둥글한 얼굴의 착한 소년에서 늘씬하고 잘생긴 미소년으로 변신한다. 화면도 최대한 스페타클하고 화려하게 치장한다.
또 태권도 동작을 현실감 있게 재현하기 위해 태권도 고수의 움직임을 모션 캡처해 만화에 반영할 예정.
서 이사는 “겉모습은 최첨단으로 바뀌지만 담긴 메세지는 전과 같이 ‘따뜻하고 훈훈한’ 이야기로 채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감독과 시나리오 작가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 1년반도 안남은 제작기간이 짧지 않느냐는 질문에 서 이사는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제작 방침과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제작 기간을 그다지 오래 걸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두 회사는 앞으로 4개월간 사전제작(프리 프로덕션)을 통해 견본용 테이프를 만들고 세계시장을 겨냥한 마케팅에 나설 예정이다.
21세기 로봇 태권브이가 과연 한국 애니메이션의 자존심을 잇는 작품이 될 지 주목된다.
<서정보기자>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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