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메이션][영화]디즈니 탄생100주년 기념행사 줄이어

  •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50분


“어린이들의 마음은 백지와 같다. 백지 위에 꿈과 희망을 그려 넣어 주고 싶다.”

희디 흰 어린이들의 마음에 기록될 수많은 만화 캐릭터들을 만들어낸 미국 만화가 월트 디즈니가 5일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디즈니 탄생 100주년을 맞아 플로리다주 디즈니월드에서는 연말까지 ‘환상의 100년’이라는 주제로 디즈니 만화 캐릭터들이 총출동하는 기념 퍼레이드가 열린다.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의 디즈니랜드에서는 디즈니와 미키마우스가 함께 있는 동상이 제막된다.

디즈니가 미국 오락산업에 미친 막대한 영향을 기리기 위해 전미영화협회(AMPAS)는 5일 추모 기념식을 계획하고 있다. 디즈니 계열사인 ABC방송은 이 행사를 전국에 생방송할 예정이다.

1928년 궁핍했던 청년 시절 집안을 돌아다녔던 생쥐를 모델로 한 ‘미키마우스’ 시리즈를 내놓으며 주목을 끈 디즈니는 1937년 첫 장편 컬러 만화영화인 ‘백설공주’에 이어 ‘피노키오’ ‘신데렐라’ 등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대성공을 거뒀다.

66년 디즈니가 폐암으로 사망한 뒤 80년대까지 쇠락의 길을 걷던 디즈니사는 89년 첨단 컴퓨터그래픽 기법을 이용한 극장용 만화영화 ‘인어공주’에 이어 ‘미녀와 야수’ ‘라이언 킹’ 등을 선보이면서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러나 디즈니 만화에 쏟아지는 찬사만큼 비난도 만만찮다.

전세계적으로 500여개가 넘는 ‘안티디즈니’ 웹사이트는 꿈과 용기를 내세운 디즈니 만화가 실상 백인우월주의와 성차별, 맹목적 애국주의 등을 부추긴다고 비난하고 있다. 디즈니사 사장으로 있다가 쫓겨난 제프리 카젠버그는 올 여름 디즈니 만화들을 비꼰 애니메이션 ‘슈렉’을 내놓기도 했다.

회사 이미지와 맞지 않는 무분별한 사업 확장도 비난 요인이 되고 있다. 디즈니사가 손댄 극영화들은 ‘진주만’ 등 상업적이고 폭력성이 강한 작품들을 쏟아내고 있다. 계열사인 ABC방송은 선정적이고 투기적인 ‘누가 백만장자가 되기를 원하는가’를 방영해 비평가들에 의해 올해 가장 나쁜 프로그램으로 뽑히기도 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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