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타이시는 기원전 10세기경부터 기원한 일종의 꼭두각시 인형놀이로 현대에 들어서는 1969년 대만에서 TV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인기를 끌었다. 이후 한동안 침체됐던 이 장르는 1980년대 중반이후 비디오 및 케이블TV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새롭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이 영화의 각본과 감독을 맡은 황치앙화(黃强華)와 목소리 연기를 연출한 황원치에(黃文擇) 형제는 3대째 푸타이시의 전통을 계승해온 가문의 후손. 이들이 푸타이시를 스크린으로 옮겨 세계시장을 공략한다는 목표 아래 3년 동안 125억원의 제작비를 들여 내놓은 첫 영화가 ‘성석전설’이다.
무림를 어지럽히던 악귀를 패퇴시킨 명문정파의 적통 소환진은 악귀가 감춰둔 천문석의 행방을 찾아 나선다. 천문석은 만물의 정기가 담긴 돌로 소원을 빌면 뭐든 이뤄주지만 정작 소원을 빈 사람의 목숨은 앗아가는 신비의 돌. 인간과 귀신의 중간적 존재인 흑골귀일당과 그들에게 인간의 몰골조차 빼앗긴 뒤 잠적해 절치부심해온 검상경 역시 천문석을 노린다.
무협극다운 서사적 재미, 인형이라고 믿어지지 않을 만큼 힘찬 액션, 다양한 개성의 인물묘사, 정교한 실물 배경과 현란한 특수효과의 적절한 배합 등은 탄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 영화에서 가장 주목할 점은 스타시스템의 총아라 할 무협영화에서 스타배우의 자리를 꼭두각시 인형이 대신한다는 점이다. 스타를 부각시키기 위해 영화의 다른 재미를 희생시켜온 최근의 무협영화가 새로운 돌파구를 찾으려는 시도로 스타시스템을 부정하고 나선 것이다. 24일 개봉. 12세이상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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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