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세대 이상 멀리 내다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상상력보다 통찰력이다. 인간, 사회 그리고 자연의 구조적 변화를 짚어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리학과 지구과학을 갖고 40년 후 지구의 모습을 예측한 로렌스 스미스의 ‘2050 미래쇼크’는 그런 점에서 담대하고 매력적이다.
미래를 인구·천연자원·기후변화·세계화의 틀로 봤지만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다.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의 중장기 구상도 이를 벤치마킹했다.
종말론의 유전자 때문인지 미래를 이야기하는 책은 우울할 때가 많다. 하지만 이 책은 희망적이며 따스하기까지 하다. 인구의 폭증과 자원 고갈을 이야기하면서도 구매력을 갖춘 대규모(10억 명) 중산층의 대두를 제시하기 때문이다.
화석연료가 사라지고 신재생 에너지가 그 자리를 차지하리라고 성급하게 예단하지 않는다. 화석연료가 새로운 기술로 생명을 이어갈 것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현실적이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생태계 변화 등의 위협은 농작물 재배지의 변화가 가져올 긍정적인 효과로 균형을 맞춘다.
지구가 뜨거워지면 동토(凍土)의 쓸모없는 땅인 북극권 지방은 오히려 활력 있는 곳이 되리라는 주장은 참신하다. 쉬운 발상처럼 보이지만 풍부한 지리적 지식과 안목이 없으면 나올 수 없는 생각이다.
미국, 러시아, 노르웨이 등 북극권 8개국은 농업생산성 증가와 천연자원 확보라는 기후변화의 혜택과 함께 앞으로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한다. 활발한 무역, 글로벌화된 경제체제가 동력이다. 우리의 국가전략도 어디에 중점을 둬야 할지 생각하게 하는 대목이다.
그래서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변하는가보다 우리가 어떤 세상을 원하며, 어떻게 연대해 갈 것인지를 묻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저자의 견해에 공감하게 된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2054년 최첨단 기술의 모습을 보여준다. 스필버그는 “당신은 미래를 알고 있으니, 원한다면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말한다.
미래는 늘 한발 앞서 준비하는 이의 편이었다. 변화의 흐름을 읽고 기회를 발견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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