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교양프로그램 '제3지대' 에서 인터뷰장소로 쓰인 '세속도시의 즐거움'은 대학로 한적한 뒷골목에서 만날 수 있는 낮은 한숨 소리 같은 느낌의 카페였다.
먼길을 돌아돌아 지치고 이젠 정말 힘이 들어 잠시 쉬고 싶은 곳을 찾아내었을 때 뱉는 안도의 한숨. 최승호의 시집 제목인 「세속도시의 즐거움」이 그냥 마음에 들어서 지었다는 이곳은 세속도시의 느낌보다 어느 외국의 아담한 집에 머무는 것만 같았다.
바랜 초록의 문을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에 보이는 가득 쌓인 잡지들과 모양 있는 유리병에 담긴 과실주, 동화책 속에서나 볼 것 같은 동그랗게 마무리된 로맨틱한 창문, 푹신한 초록의 소파, 벽을 채우고 있는 책들... 국문학을 전공했다는 이곳의 사장님은 정말 간판에 쓰여진 내용처럼 문학을 이야기하고 느낄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만들고 싶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북카페지만 꽂혀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다. 문학서적에서부터 사회과학도서, 만화에 이르기까지 약 100여권 정도.
출입구에 쌓여 있는 잡지를 더한다면 300여권. 많은 책을 보유하고 있진 않지만 다른 북카페를 가보면 손이 가지 않을 책들이 전시용으로 많이 꽂혀 있는데 비해 이곳엔 읽을 만한 책이 많다.
이곳에 와서 술을 마실 때는 세트를 이용하자. 맥주세트에 나오는 맥주는 500㎖로 다른 업소보다 크다. 맥주(500㎖)3병과 오징어, 땅콩이 나오는 세속세트는 가볍게 한잔하는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에겐 인기. 말랑말랑하고 씹을수록 고소한 대구포와 갖가지 과일을 깍두기 썰기해서 요플레와 야쿠르트를 넣은 소스로 버무려내는 요플레샐러드는 가장 맛있고 감칠맛 나는 안주이다.
술과 안주뿐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차를 마실 수 있다. 조용한 낮시간에 혼자와서 차를 마시며 책을 보다가는 사람이 많다는데 책과 함께 외롭지 않게 평화로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위 치
파파이스 옆 작은 골목으로 직진해서 들풀이 나오면 들풀을 오른쪽에 두고 20M직진하여 왼쪽에 있다.
◇버 스
3, 222, 5-1, 12, 20, 25, 361,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