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속 그곳/음식점]쫄깃한 칼국수와 알알한 국물 맛의 '지오'

  • 입력 2001년 3월 2일 13시 28분


홍대 근처에선 소문이 자자한 버섯매운탕집. 일단 들어가기 전에 탐색전을 벌여보는데 밖에서 보아하니 나즈막한 건물에 포장마차를 연상시키는 비닐문과 노란색 울타리, 간판 대신 페인트로 그려 넣은 상호와 귀여운 버섯 그림들이 오히려 조금 규모가 큰 분식점이나 이색적인 포장마차 같은 인상을 준다. 과연, 버섯매운탕의 맛도 이색적인지 들어가 보자.

까만 냄비에 반찬이라고는 김치 하나. 냄비 속에서는 표고버섯, 칼국수, 파, 마늘, 양파, 매운고추, 쑥갓이 들어간 매운탕이 보글보글 끓기 시작한다. 굳이 표고버섯을 쓰는 이유는 보기도 좋고 씹는 맛도 있기 때문.

어, 그런데 칼국수는 어디 갔지? 젓가락으로 야채들을 들춰보니 칼국수라기에는 좀 널찍한 모양의 밀가루 반죽 자른 것이 보인다. 주인 이영주씨의 말에 의하면 '칼국수가 가늘어야 한다는 건 고정관념'이란다. 칼국수란 말 그대로 밀가루 반죽한 것을 칼로 자른 것이니 넓이와는 상관없다는 주장이다. 칼국수는 이미 한 번 끓여서 나오므로 익었는지 걱정할 필요없다니 일단 한 수저 국물을 떠먹어본다. 음, 혀 끝에 알알하게 도는 맛이 딱히 한마디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 매콤하면서도 식욕을 돋운다. 매운탕을 거의 다 먹을 즈음에는 밥 한 공기를 국물에 넣어 비벼주는데 그 맛이 또 특이하다. 쑥갓과 양파, 홍당무를 잘게 썰어 계란 한 개, 참기름, 김가루를 같이 넣었는데 약간 싱겁지만 고소하다. 여기에 김치를 한 입 베어 먹으면 반찬 투정을 할 새가 없어진다.

대체 지오 버섯매운탕 맛의 비법은 뭘까? 양파와 마늘 간 것, 생강, 된장, 고춧가루, 고추장 등 15가지 천연 재료에 콜라를 넣은 다데기가 그 독특한 맛의 열쇠. 콜라가 들어간다는 게 특이한데 그래야 다른 재료가 제대로 숙성된다고. 2인분이 기본인 가격 때문인지 학교 앞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20-30대 직장인이 주 고객층 이라는 지오 버섯매운탕은 지금 이 자리에서 8년 동안 오로지 버섯매운탕 칼국수 한 가지 메뉴를 걸고 지냈다.

IMF시기에도 전혀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인지 독특한 음식 명성에 더해 SBS의 리얼코리아, 주간 동아 등 각 방송국과 일간지, 잡지에서 소개되지 않은 곳이없을 정도이다. 일본 잡지에만 해도 7, 8번 소개되었다. 가수 신성우, 탤런트 김혜수, 홍진희, 김현주, 개그맨 심현섭 등 연예인들도 자주 찾는다. 이곳은 점심시간대는 말할 것도 없고 문을 열고 있는 동안은 늘 사람들이 붐비기 때문에 예약은 불가능하며 빨리 오는 순서대로 먹는다. 원하면 육수를 넣지 않은 상태에서 1회용 위생봉투에 포장도 해준다.

◇위 치

홍대입구역 6번 출구, 홍대 정문 길 건너 놀이터 골목을 쭉 따라 내려가면 오거리 좌측편에 위치. 까페 니가 그리운 날엔 건너편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6번 출구

◇버 스

(일반) 7, 361

<자료제공 코지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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