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밤에 대한 설레는 기대를 안고 막 결혼을 한 신부에게 생길 수 있는 불감증을 ‘밀월 불감증’(honeymoon frigidity)이라고 한다. 첫날 밤 처녀막이 파열되면서 생기는 출혈과 통증, 이에 대한 걱정으로 성관계에서 오르가슴을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이때의 성관계는 불쾌한 기억으로 남아 이후의 부부 관계에도 문제를 일으킨다.
그러나 이런 불감증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데, 과거에 비해 결혼 전에 상대적으로 성적 경험이나 지식을 접할 기회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터만과 맥파트랜드라는 미국의 성의학자들은 미국 여성의 70% 정도가 허니문에서 무엇을 기대할 지에 대해 미리 충분히 연습한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어떻게 보면 당연히 생길 수도 있는 이같은 불감증 외에도 다양한 정신적 원인이 잠재되어 있는 경우가 있다. 어렸을 때 성적으로 불쾌한 경험을 했다든지, 폭행을 당한 적이 있어도 불감증이 올 수 있다. 이때에는 정신과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또 문화적 관습, 교육, 종교적 이유에 의해 성을 불결한 것이나 좋지 못한 것으로 교육받고 자란 여성들에게서도 불감증이 많다.
지나친 자기애도 불감증의 원인이며 남성 비판적이고 공격적인 여성이나 남편에 대해 강한 적대감을 갖고 있는 여성에게도 불감증이 올 수 있다. 어떤 학자들은 레즈비언(여성 동성애자)이 남성과 갖는 성관계를 이런 범주에 포함시킨다.
임신 출산에 대한 부담과 두려움도 불감증의 원인이며, 갑자기 문을 두드리는 소리나 성행위를 방해하는 주변 상황도 불감증을 부른다. 이런 불감증은 원인을 제거해주면 회복될 수 있는 것들이다.
한 조사에서 남성의 절반 이상이 여성의 음핵이 정확히 어디에 있는지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실제로 질의 자극으로 오르가슴을 얻지 못하는 여성이 음핵을 자극하였을 때 오르가슴에 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남성의 변화가 필요한 부분이다.
자궁 방광 대장 등 골반 내 장기를 들어내는 대수술을 받았거나 방사선 치료를 받은 경우, 골반 부위에 사고를 당한 적이 있을 때, 당뇨병 고혈압 등도 불감증의 원인이 된다.되는데 이때엔 보다 근원적 대책이 필요하다.
(이화여대목동병원 비뇨기과 전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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