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늘 물어보는 것이 있다.
“한 1주일 전에 성관계 하신 적이 있으신가요?”
환자는 머뭇거리며 대답한다.
“회사 친구들이랑 술을 많이 마시고 어쩌다보니 2차까지 갔는데…. 와이프랑은 안 했거든요.”
그는 비임균성요도염에 걸린 것이었다. 가장 전형적인 경우이다.
많은 사람이 성병 하면 우선 임질, 매독을 생각하는데 성병은 넓은 의미로 성교를 통해 전파될 수 있는 모든 감염성 질병이다. 비임균성요도염은 흔히 성병으로 알려진 임질을 일으키는 임질균 외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되는 요도염증을 총칭한다. 보통 성관계 후 2일∼3주 후에 증상이 나타난다. 요도에서 희거나 맑은 분비물이 나오며, 소변 볼 때 따갑고 아프다. 간혹 요도가 가렵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비해 임질은 잠복기가 1∼5일로 짧고, 누런 고름에 가까운 분비물이 나온다. 소변볼 때 찌릿하고 아랫배가 뻐근한 증상이 더 심하다.
임질이나 비임질이나 모두 성교를 통해 상대방에게 옮기고, 옮을 수 있다. 여자에게는 특별한 증상은 없다. 따라서 상대방이 증상이 없더라도 같이 치료받아야 한다.
다행히 치료법은 단순하다. 먹는 항생제로 잘 낫기 때문이다. 완치 확인은 소변 검사가 필수다.
소변 검사와 약을 처방해 주면서 한 달 후 다시 피검사를 해 봐야 한다고 얘기하자 환자가 나가려다 말고 다시 묻는다.
“와이프가 임신 7개월인데 아기에게는 아무 문제없을까요?”
“이번에 감염된 이후에 성관계 하신 적이 없으시면요. 혹시 모르니 다 치료된 뒤 피검사 해 볼 때까지는 성관계를 안 하시는 게 안전하시겠어요.”
임신한 부인은 자는 것도 힘들어 할 때인데, 순간의 유혹에 판단력이 흐려지는 남성들을 탓해야 하나, 영원불멸한 인간의 원초적 욕망을 탓해야 하나.
윤하나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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