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틀이부부의 세계 맛기행]세계 이쁜이들의 먹거리

  • 입력 2001년 5월 30일 19시 07분


그 나라의 최고 이쁜 언니들을 보려면 최고 번화가로 가면 되지요. 서울의 명동,이대앞, 압구정동, 도쿄의 신주쿠,하라주쿠, 그리고 베이징의 왕뿌찡 거리에선 눈부신 패션의 화려한 언니들이 거리를 활보합니다. 이런 이쁜 언니들 무얼 먹을까요? 이슬? 푸하하. 홍대리도 한 때는 설마담이 이슬만 먹고 사는 줄 알았다가 그 왕성한 식성에 두손 두발 다 들었습니다.

쇼핑하다가 한참 배고파질 때면 어김없이 만나는 거리의 먹거리들이 우리의 눈과 입을 즐겁게 하지요. 도쿄의 길거리에서는 무얼 먹을 수 있을지 궁금해진 꿈틀이 부부는 도쿄의 하라주쿠 거리로 나가 보았습니다. 하라주쿠는 신주쿠나 다른 거리들과는 달리 진짜 일본 다운 기기묘묘한 패션의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곳입니다. 아뿔사. 설마담 애먹었습니다. 이쁜 언니들을 향한 홍대리의 끊임없는 두리번거림을 쉴 새 없이 차단해야 했지요.

하라주쿠 거리의 최대 명물은 뭐니뭐니해도 '크레페'입니다. 각양각색의 과일들과 생크림을 듬뿍 얹은 큼직한 크레페! 너도나도 입에 하나씩 물고 지나가더라구요. 다른 나라에 가도 '일본식 크레페'를 파는 걸 보면 얼마나 유명한지 짐작이 가시죠?

그중에서도 최고 인기 상품은 역시 싱싱한 딸기를 반쪽 썰어 빽빽하게 얹고 가운데 아이스크림을 얹은 딸기 크레페입니다. 새콤한 딸기와 달고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의 맛이 아주 잘 어울리는데다 모양도 아주 이뻐요. 역시 이쁜 언니들은 이쁜 걸 좋아한다니까요.

설마담도 한 개 사먹으려고 봤더니, 값이 무려 400엔! 우리 돈으로 무려 4천원이 넘는 겁니다. 과자 한쪼가리에 4천원이라는 걸 도저히 이해 못하는 홍대리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는 안이쁘니까 먹지마라. 나중에 라면이나 먹어." 설마담 마음 갈기갈기 찢어졌습니다. 이에 질세라 설마담, 홍대리 한눈 파는 새에 가판에 놓인 크레페 한 조각 집어들고는 도망쳤습니다. "돈은 쟤가 내요" 흐흐흐.

도쿄 곳곳에는 크레페 말고도 싱싱한 과일을 활용한 케익과 과자가 언니들의 눈을 끕니다. 딸기가 들어간 찹쌀떡과 붕어빵, 파인애플과 사과, 고구마와 생크림이 어우러진 파이를 파는 곳에는 장사진이 펼쳐집니다. 부드러운 과일과 아작거리는 과자들이 총체적으로 결합됐으니 죽여주는 맛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답니다.

이쁘고 아기자기한 먹거리를 즐기는 도쿄의 언니들에 비해 베이징의 언니들은 한층 더 터프하더군요. 베이징의 명동이라 할 수 있는 '왕뿌찡' 거리에는 오가는 사람들이 많은 만큼 먹자골목과 포장마차골목이 즐비합니다. 먹자골목의 주인공은 각종 꼬치들. 끼울 수 있는건 뭐든지 끼워 굽는데 그게 뭔지 아세요?

자, 왕번데기 보이십니까? 아직 긴장하지 마시길.

벌겋게 껍질 벗긴 메추리도 있네요.

메뚜기는요? 한입에 하나씩 빅사이즈 입니다.

그렇다면 전갈은 어떠실런지?

이밖에도 개구리 뒷다리, 하수구 냄새나는 취두부 등 차마 우리의 비위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기괴한 것들을 꼬챙이에 꾀어서는 기름에 튀겨 먹는답니다. 역시 대국 중국 답죠?

그럼 과연 이쁜 언니들은 이런 것들을 먹을까요? 사실 이쁜 언니들이 좋아하는 꼬치는 따로 있더라구요. 그건 바로 '과일 물엿 코팅 꼬치'랍니다(이름을 몰라서 쩝). 역시 언니들은 과일을 좋아하나봐요. 일본의 언니들이 과자에 얹어서 먹는다면 베이징의 언니들은 각종 과일을 꼬치에 끼운 후, 펄펄 끓는 물엿에 담궈 코팅한 후 식혀서 먹더라구요.

애기 토마토, 파인애플, 딸기, 귤, 포도까지 줄줄이 끼운 이 특이한 간식은 물엿으로 딱딱해진 껍질을 깨물면 안의 과즙이 터지면서 새콤달콤한 맛이 입안에 배어드는, 그야말로 언니들이 딱 좋아하는 맛이 난답니다.

☞ 어디서 먹나요?

[도쿄의 크레페] 크레페는 도쿄 어디서나 쉽게 만날 수 있지만, 아무래도 원조는 하라주쿠의 최고 번잡한 10대의 거리인 '다케시타도리' 골목 끝에 있는 크레페집이 아닌가 합니다. 하라주쿠역에서 내려 4차선의 멋진 도로를 따라 내려가다가 좌회전-직진-좌회전을 하면 만날 수 있지요. 거리의 이쁜언니들이 하나둘 크레페를 물고 있는 걸 볼 수 있답니다.

[베이징의 과일 꼬치] 베이징에서 가장 유명한 거리 '왕뿌찡' 거리 입구에서 조금 걸어 들어가다가 왼쪽에 아비규환(?)을 이루고 있는 먹자골목이 있답니다. 그 안에서는 1개 2원인데, 외국인들이 많이 기웃거리는 포장마차 골목에서는 1개 5원씩 바가지를 씌우더라구요. 꼭 "양콰이(2원)?"냐고 물어보고 사세요. 먹어보니 씨가 없는 애기토마토가 제일 맛있더라구요.

꿈틀이부부 tjdaks@netsg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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