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으로 된 이야기들을 모은 이 책에서, ‘초록지붕 집에 온 손님’은 마음의 문을 꽁꽁 닫고 타인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이와 읽어보면 좋은 작품이다.
교사가 된 앤은 무뚝뚝하고 쌀쌀맞은 캐서린이라는 동료 교사가 아무하고도 어울리지 못하고 ‘왕따’ 당하는 것이 마음에 걸려 접근해 보기로 한다. 친해질 기회를 만들기 위해 크리스마스 휴가 때 자신의 시골집에 함께 가자고 제의한다. 따뜻한 마음을 가진 앤은 캐서린의 차갑고 무뚝뚝한 모습 뒤에 분명 상처 입은 영혼이 숨어 있을 거라고 생각하며 먼저 손을 내민 것이다. 비뚤어지고 냉소적인 캐서린은 독설로 거절하지만 앤은 물러서지 않고 설득하여 결국 시골집에 함께 간다.
가족 아닌 가족들의 훈훈한 인정과 따뜻한 배려, 앤과의 많은 대화 속에서 캐서린은 자신의 상처를 내놓게 되고, 너무나 어려운 환경 때문에 마음속에 사람을 미워하는 병이 생겼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문제를 직시하게 되고, 앤의 따뜻한 격려를 받게 되면서 캐서린은 비로소 마음을 열고 웃을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이다.
정도와 상황의 차이는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관계 맺기가 잘 안 되어 힘들어한다. 이 작품을 읽으며 혹시 내 속에도 캐서린과 비슷한 심리가 일부라도 있는지 생각해 보도록 하자.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것(통찰)이 관계를 잘 하는 첫걸음이다. 좋은 친구를 갖고 싶고 주변 사람들과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이다. 마음은 그러면서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못할 때, 무엇이 문제인지 살펴보고 풀어나가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또한 꽁꽁 닫혀있던 캐서린의 마음을 열어준 앤을 통해 친구 만드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앤은 어떤 말과 태도로 캐서린의 마음을 움직였는지 찾아보자, 또는 어떻게 느껴지는지 아이와 함께 혹은 식구들끼리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
박선이 한우리독서치료연구회
김진경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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