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와 세상, 그리고 인간에 대한 깊은 이해를 담고 있는 과학적 사고의 출발점은 어디일까? 그것은 일상 속에서의 의문과 호기심이다. 목욕탕 속에서 발견된 부력의 원리는 복잡하게만 보이는 과학이 사실은 우리의 생활 속에 자리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데카르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파리 한 마리가 날아다니는 것을 멍하니 바라보던 데카르트는 두 벽과 바닥이 만나는 점으로 파리의 위치를 나타내려다 직교좌표계를 떠올린다. 이후 그의 좌표계는 중력 이론은 물론 과학계에 큰 도움과 변화를 준다. 새로운 발견들로 세상을 끊임없이 변화시킨 과학자의 자질이란 과연 어떤 것인지를 일러주는 대목들이다.
아르키메데스에서 아인슈타인까지 이 책은 인류 역사에 길이 남을 과학자들의 파란만장한 생애를 흥미 있게 조명한다. 거기에는 1년이라는 긴 실험 기간에도 불구하고 2만8000개 완두 포기의 형질을 분석한 멘델의 끈기가 있다.
또 ‘아스퍼거 증후군’이라는 자폐증을 이겨내고 생물 분류법을 확립한 린네의 고집이 있는가하면 일기예보를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은 피츠로이의 열정도 있다.
수많은 열정과 노력이 뜻하는 바는 무얼까? 그것은 과학의 역사가 과거의 역사가 아니라 미래 창조의 힘이라는 점이다. 옛날의 기록을 전부 뒤져 혜성이 돌아올 날짜를 예측한 에드먼드 핼리를 보자. 또 공통된 원소들의 분류를 통해 주기율표의 빈칸들이 아직 발견되지 않은 원소들의 자리라고 설명한 멘델레예프의 발언은 어떤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다윈에 앞서 ‘적자생존’의 개념을 내놓은 윌리스나 뉴턴 이론의 토대를 제공했던 로버트 훅처럼 위대한 과학자의 업적 뒤에는 그들과 같은 시대를 살며 고민했던 수많은 사람의 공로가 숨어 있다는 사실이다.
과학은 어렵고 딱딱하다. 그래서 과학은 우리의 삶에서 늘 저만큼 떨어져 있다. 하지만 세상을 바꿔온 과학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새로운 미래를 여는 일은 불가능하다. 말랑하고 쫀득한 과학의 세계 속에서 미래를 준비해보는 일은 어떨까?
문재용 서울 오산고 국어교사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