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사가 한국의 역사라는 것은 한국학을 조금 공부한 사람이라면 외국사람이라도 다 알고 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중국이 국제사회에까지 나가서 이런 인식을 바꾸려 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그렇게 하기 전에 먼저 우리가 고구려사를 제대로 소개하는 영문판 책들을 서구의 저명한 대학 출판부에서 발간해 국제학계의 공인을 받도록 해야 합니다.”
유 교수는 1988년 중국 베이징대에서 열렸던 국제조선어학회에서 북한의 고구려사 전문가인 채희국 김일성종합대 교수가 영어판 고구려사를 만들자고 자신을 초청했었다는 사실을 소개했다. 그는 “당시 여건이 안 돼 평양에 가지 못했던 것이 정말 안타까웠다”면서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영어판 고구려사를 만들어 전 세계 학자들이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고구려 출신 승려로서 양(梁) 무제(武帝·재위 502∼549)를 개종시킨 승랑(僧朗)의 경우 등 한국문화가 전통적으로 중국에 영향을 줄 만큼 우수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는 일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교수는 이를 위해 ‘한국문화가 중국에 미친 영향’을 주제로 일반인들을 위한 글을 준비 중이다.
‘고려 불교’ ‘이조 불교’(이상 미국 버클리대 출판부), ‘샤머니즘’ ‘신라 불교’ ‘한국과 기독교’(이상 아시안 휴머니티 프레스) 등 다수의 영어 저서를 내놓은 유 교수는 요즘도 한국유교를 소개하는 영문 저서의 출간을 준비하고 있다.
김형찬기자 kh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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