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준교수 “中 역대왕조 고구려 실체 인정”…古지도 공개

  • 입력 2004년 8월 9일 18시 38분


연세대 김우준 교수가 9일 공개한 우공구주금주도(禹貢九州今州圖). 이 지도에는 고려(김 교수의 손가락 바로 위)와 동이(손가락에 가려진 부분)를 비롯해 백제와 신라 등 한국 역대 왕조의 명칭이 한반도 일대에 표시돼 있다.- 김미옥기자
연세대 김우준 교수가 9일 공개한 우공구주금주도(禹貢九州今州圖). 이 지도에는 고려(김 교수의 손가락 바로 위)와 동이(손가락에 가려진 부분)를 비롯해 백제와 신라 등 한국 역대 왕조의 명칭이 한반도 일대에 표시돼 있다.- 김미옥기자
중국 역대 왕조가 ‘고려는 고구려를 계승했다’고 인식했음을 보여주는 중국 고(古)지도들이 다수 공개됐다.

이는 중국이 고구려의 존재를 인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을 반박할 수 있는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소 김우준(金佑俊·정치외교학) 교수는 9일 기자회견을 갖고 “중국과 한국의 역대 왕조명을 기록해 놓은 우공구주금주도(禹貢九州今州圖·1209년)에 ‘고조선’ ‘고려’ ‘동이’ ‘백제’ ‘신라’ 등의 명칭이 한반도 일대에 적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중국이 주장한 대로 고구려사가 중국사에 속한다면 역대 중국 영토 내 왕조를 기록한 지도 특성상 중국 북동부에 ‘고구려’라고 별도 표기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지도에는 고구려라는 명칭은 보이지 않고 고려라는 명칭만 고구려의 옛 영토인 압록강 부근에 표기돼 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중국이 고구려를 고려라고 불렀던 것은 학자들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는 것.

그는 “5세기 장수왕 때 고구려가 고려로 국호를 개칭한 일은 중원고구려비를 통해 확인할 수 있고, 역대 중국 왕조에서 고구려를 고려로 불렀다는 것은 수서(隋書), 신구당서(新舊唐書)와 같은 중국 사서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날 중국 내 문물출판사와 하얼빈지도출판사에서 출간된 ‘중국고대지도집’ 3권에서 6장의 지도를 발췌해 공개했다.

이들 지도에는 한반도 일대의 국가가 ‘고려 신라 백제’ ‘고려 신라 여진 발해’ ‘고려 백제 신라 옥저’ 등으로 표기돼 있다.

김 교수는 “이 지도들은 중국이 한반도 ‘고대3국’ 안에 고구려를 포함시키고 있음을 보여 준다”며 “이와 같은 역사적 유물과 유적들이 ‘고구려는 고려가 계승한 우리 역사’라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심지어 중국 정부의 ‘동북공정’에 참여하고 있는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민족문제연구소의 모 박사도 ‘고구려는 한국 역사’라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있다”며 “정부는 중국의 왜곡을 국제사회에 알려 중국의 패권주의 경향을 국제사회가 경계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수정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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