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公 癌유발 연구결과 은폐” KT&G수십년간 숨긴 자료 확인

  • 입력 2003년 7월 1일 00시 59분


전 한국담배인삼공사(현 KT&G)가 수십년 전부터 실시한 각종 실험을 통해 담배가 암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 같은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다는 주장이 30일 제기돼 파장이 예상된다.

1999년부터 흡연피해자가 국가를 상대로 진행 중인 담배소송의 원고측 변호인인 배금자(裵今子) 변호사는 이날 “KT&G 중앙연구원이 보관 중인 1978∼2000년분 295건의 자료를 조사한 결과 국산 담배에 발암물질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연구 내용 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배 변호사는 대전지방법원의 자료조사 허가에 따라 금연운동협의회측과 공동으로 지난달 16, 17일 대전 KT&G 중앙연구원을 방문, 연구 자료를 검토한 뒤 이 가운데 흡연이 인체에 미치는 유해성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서 등 각종 자료 100건의 내용을 요약해 재판부에 제출했다.

배 변호사가 확인한 ‘타르 성분에 관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담배연기 속에는 인체에 유해한 300가지 이상의 성분이 포함돼 있으며 특히 국산 담배에 암 유발 가능성이 큰 벤조피렌이 다량 함유돼 있다는 것이다.

법원은 이달 25일 KT&G 중앙연구원에서 공식적인 현장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담배소송은 김모씨 등 30명이 99년 “국가가 담배의 유해성을 제대로 홍보하지 않아 피해를 보았다”며 서울지법에 집단 소송을 제기해 4년째를 맞고 있다.

원고측은 재판의 핵심 사항인 국가가 담배의 유해성을 알고도 방치한 고의성을 입증하기 위해 KT&G측을 상대로 2000년과 지난해 대전지법에 정보공개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이태훈기자 jeff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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