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의원들은 신문시장 점유율을 60%로 제한하는 것은 특정 언론을 겨냥한 ‘표적 입법’이며 공정거래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고 강하게 성토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언론개혁법 관련 발언을 자제하면서도 “신문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논리를 고수했다.
▽“신문시장 점유율 제한은 특정 신문 길들이기”=한나라당 이계경(李啓卿) 의원은 “여당의 가칭 신문법안은 정부에 비판적인 동아, 조선, 중앙 등 3개 신문사의 시장 점유율(70.3%)을 치밀하게 계산한 ‘언론 족쇄 채우기’”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의 나경원(羅卿瑗) 의원은 “여당의 신문법안은 신문시장의 점유율이 1개 신문사가 30%, 3개 신문사가 60% 이상이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규정하려 하고 있다”며 “이는 1개 사업자가 50%, 3개 사업자가 75% 이상이면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추정하는 공정거래법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며 특정 신문을 과점업체로 몰아넣기 위한 표적 입법”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남경필(南景弼) 의원은 “3개 신문사의 시장점유율을 60%로 제한한다는 여당의 발상은 신공안법이자 언론 길들이기 탄압법”이라며 “비민주적 법안을 내놓은 여당은 역사에 ‘5공의 아류’로 불릴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실에 맞는 대안 필요=한나라당 권영세(權寧世) 의원은 이날 외국의 신문시장 현황과 관련 법제를 한국의 상황과 비교 분석한 ‘신문시장 정상화 자료집’을 내놓고 여당의 신문법안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권 의원은 “신문시장 독과점 판단시 무료 일간지와 인터넷 신문을 별개 시장으로 보는 것은 시대착오”라며 “미국에서도 무료 뉴스 사이트와 타블로이드판 무가지의 공세로 워싱턴 포스트의 발행부수가 떨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문 공동판매제와 신문발전기금 제도 등에 대해서는 각각 독일과 스웨덴의 사례를 들어 정부가 개입하지 않고 민간 차원에서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법 저촉 여부 검토하겠다”=강철규(姜哲圭)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날 ‘여당의 언론개혁법안이 공정거래법에 저촉되느냐’는 한나라당 이한구(李漢久) 의원의 질의를 받고 “(저촉 여부를) 정식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다.
이에 대해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신문의 공공성이 강한 점을 감안할 때 신문시장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요건을 강화하는 것은 문제가 없다”며 한나라당 의원들의 주장을 반박했다.
박 용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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