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벌’로도 불리는 이곳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연 습지다.
1998년 습지보전국제협약(람사협약)상의 보전 습지, 1999년 환경부 지정 습지보호지역으로 등록됐다.
1억4000만 년 전부터 형성된 우포늪은 70만 평 크기로 여름이면가시연꽃 생이가래 부들 등 다양한 물풀로 초록빛 카펫이 깔린다.
창녕군 자료에 따르면 식물 480여 종, 논병아리 쇠백로 청둥오리 등 조류 62종, 뱀장어 가물치 등 어류 28종, 연못하루살이 왕잠자리 장구애비 등 곤충 55종을 비롯해 모두 650여 종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전체 식물의 10분의 1이 서식한다는 조사도 있다. 창녕군은 2007년 생태전시관, 탐방로, 생태계 재현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생태공원을 완공할 계획이다.
환경단체 ‘푸른 우포 사람들’(055-532-8989)과 ‘우포생태학습원’(055-532-7856)에 연락하면 우포늪 생태 관찰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 세상 모든 것이/그저 노엽고 싫게만 보이던 어느 날/슬금슬금 가리워진 등짝에서는/뾰족 가시가 하나둘 돋아나기 시작했던 것이다/…그러다 가을이 되자 아득한 물 위에 가시만 남겨두고/넓은 잎은 덧없이 녹아 물 속에 가라앉고 마는 것이었다”
이동순의 시 ‘가시연꽃’의 한 대목이다.
우포늪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식물은 단연 가시연꽃이다. 넓은 늪을 가득 메우는 가시연꽃의 자태는 옛부터 이곳을 찾은 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시의 소재가 되는가 하면 사진전의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우선 특이한 모습부터 예사롭지 않다. 가시연꽃 잎의 지름은 20cm∼3m. 잎의 윗면에는 가시들이 돋아 있어 커다란 ‘가시방석’을 연상시킨다. 안쪽 면에는 거북등 껍데기처럼 굵은 잎맥이 얽혀 있다. 이것이 일종의 공기주머니 역할을 해 물에 뜰 수 있다.
가시연꽃은 ‘물풀의 왕’으로도 불리지만 수련과의 한해살이풀. 어쩔 수 없이 그 생애는 짧고 강렬하다. 7, 8월경 가시투성이 잎 사이로 자줏빛 꽃을 피우지만 가을이 되면 자취를 감춘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황소개구리 배스 등 외래종에 ‘몸살’주민들 복원노력 토종 ‘부활의 몸짓’▼
블루길 배스 황소개구리는 우포의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는 외래종이다.
이들이 언제부터 우포늪에 살게 됐는지는 정확하지 않다.
황소개구리는 1990년대초부터 급격하게 증가해 우포늪에서 우점종이 됐고, 배스와 블루길도 왕성한 식성으로 토종 물고기를 사냥해 생태계를 교란시켜 왔다.
그러나 최근 외래종이 약화되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이 2003년 4월 실시한 ‘우포늪 어류상 실태조사’에 따르면 어종의 분포는 생태계교란어류종(블루길 배스) 46.6%, 잉엇과 43.8%, 미꾸릿과 4.2%, 동자갯과 2%의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비해 같은 해 10월 실시한 2차 조사에서는 생태계교란어류종(32.6%)과 잉엇과(54.4%)의 비율이 역전됐다.
낙동강유역환경청은 그동안 우포늪에 붕어 치어를 방사하는 한편 주민과 함께 2003년 2만3900마리, 2004년 5만9000여 마리의 블루길과 배스를 잡기도 했다.
황소개구리도 줄어 드는 추세다. 그물을 치면 물고기보다 황소개구리가 많이 잡힌다는 말도 있었으나 최근 사정이 바뀌고 있는 것.
체계적인 조사 기록은 없으나 황소개구리의 감소와 참개구리 등 토종 개구리가 부활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환경단체 ‘푸른 우포사람들’의 심재웅 간사는 “황소개구리가 아직 많긴 하지만 과거보다 줄었다”고 전했다. 황소개구리가 감소하는 이유는 근친교배에 따른 이상과 블루길 배스의 포식, 토종 생태계의 복원력 때문으로 추정된다. 왜가리 고니 등 조류도 황소개구리의 올챙이를 포식하고 있다.
환경단체와 지역 주민들은 우포늪 생태계 복원을 위해서는 황소개구리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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