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총리는 11일 기자들과 만나 “중국 당국은 중국에 있는 일본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할 책임이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재발 방지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일본 정부의 분위기는 상당히 강경하다.
일본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시위대가 주중 일본대사관에 돌을 던질 때 중국 경찰은 진압하려는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고 비난했고,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집권 자민당 간사장은 “대사관에 돌을 던진 것은 일본을 공격한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또 중국을 여행하는 자국민에 대해 여행주의보를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요미우리신문이 이 날짜로 보도했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가타부타 아무 말도 않고 있다.
시위 직후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이 “중일 관계가 지금처럼 된 데 대한 책임은 중국 측에 있지 않다”는 짤막한 논평만 내놨을 뿐이다. 일본 정부가 올바른 역사인식을 외면하는 바람에 상황이 악화됐을 뿐이라는 것이다.
뉴욕타임스도 이날 일본이 교과서 왜곡과 영토 분쟁으로 한국 중국과 마찰을 빚으면서 아시아 지역에서 고립될 위기를 맞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중국의 반일 시위 등을 다룬 기사에서 “중국의 시위는 그렇지 않아도 껄끄러운 아시아 지역 강대국들의 관계를 급속히 악화시켰다”고 전했다.
중국의 반일 시위는 11일 들어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이번 주말에 다시 한번 대규모 항일시위를 벌이자’는 격문이 인터넷에 나도는 등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베이징(北京)과 광저우(廣州), 선전(深(수,천)) 등 반일시위가 벌어졌던 주요 도시에서는 대학생들이 휴대전화를 통해 “전 중국 인민이 나서 이번 토요일을 일본의 무뢰를 응징하는 날로 삼자”는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다.
화교들도 가세했다. 독일에서는 최대의 화교단체인 전독일화교사회단체연합회 회장단이 9일 일본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하는 서신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에게 보냈다고 중국 언론들이 이날 전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베이징=황유성 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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