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세미나]"日 눈가림식 과거史 정리 獨과 대조적"

  • 입력 2001년 3월 19일 19시 07분


“일본의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이 검정을 신청한 중학교 역사교과서의 부분적 수정은 눈가림에 불과하다.” “한중일 3국의 역사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일본의 역사교과서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돼야 한다.”

한국사연구회(회장 최병헌·崔柄憲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 등 15개 한국사 연구단체는 19일 서울 신문로 2가 서울시립박물관 강당에서 ‘올바른 한일관계 정립을 위한 한국 역사학 관련 학회 공동심포지엄’을 열어 일본 교과서의 역사 왜곡문제에 대해 논의한 뒤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세미나에서 제기된 내용을 정리 요약한다.

▽독일과 일본 교과서의 비교〓독일의 역사교과서를 연구하고 돌아온 김유경(金裕慶) 경북대 사학과 교수는 발제문 ‘부정적 과거의 자기성찰―독일의 중등학교 역사교과서 편수원리와 과거사의 정리’에서 “독일을 비롯한 유럽의 교과서는 내용편성에 있어서 한국 일본 등과 달리 ‘자국사’와 ‘세계사’의 구분 없이 기본적으로 유럽사의 문맥에서 자국사를 처리하고 있다”며 한중일 3국간에도 동아시아사의 큰 틀 안에서 자국사를 처리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미나 사회를 맡은 이만열(李萬烈·숙명여대 교수) 한국독립운동사연구소장은 “일본 검정 교과서의 윤곽이 드러나는 대로 조속한 시일내에 한중일 역사학자들이 공동으로 참여해 일본 교과서 문제를 논의하는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 역사 교과서의 문제점〓정재정(鄭在貞) 서울시립대 국사학과 교수는 ‘새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의 역사교과서와 한국관련서술의 문제점’이란 발제문에서 “새 일본 교과서는 한국병합 과정에서 무력 사용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한국병합이 일본의 안전을 위해 필요했다고 주장하거나, 대동아전쟁시 일본군의 남방진출은 유럽의 식민지였던 아시아 제국이 독립하는 하나의 계기가 됐다고 주장하는 등 역사왜곡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이런 역사관이 근본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부분적인 수정은 손바닥으로 태양을 가리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송평인기자>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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