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학술회의]"日교과서 왜곡 동북아협력 저해"

  • 입력 2001년 4월 15일 19시 18분


한국 중국 일본의 학자들은 최근 불거진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 문제는 동북아 지역 협력을 해치는 요인이라고 일제히 비판했다.

장달중(張達重) 서울대교수는 13일 토론에서 “민주주의를 50년간 실험하고서도 일본 총리는 ‘천황국가’라는 봉건적 국가 가치관을 내세우는 등 일본에는 민주화가 더 필요하다”며 “일본은 시민사회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고 있다고 하지만 일본의 시민은 누구인지, 시민이 존재하는지 한국에서 의문이 일고 있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소에야 요시히데(添谷芳秀) 게이오대교수는 “일본의 민주주의가 완전하지 않다는 것은 정도의 문제”라며 “민주주의 제도가 2차대전 후 미국에 의해 심어졌고, 이 때문에 일본인이 나름의 문제를 안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푸단대 우신보(吳心伯) 교수는 “일본이 민족주의를 고취하는 것은 미일동맹을 강화, 발전시키기 위한 것으로 인식될 수 있다”며 중국 나름의 우려를 피력했다.

야마모토 요시노부(山本吉宣) 도쿄대교수는 일본의 교과서 문제 등 ‘과거 문제’를 ‘자존심 회복’ 운동과 연관지어 설명했다. 그는 “교과서 문제는 순수한 역사 문제라기보다는 하나의 철학적 ‘사조(思潮)’이며 단순히 아시아를 향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향한 민족주의의 발로”라며 “그러나 일본의 과거사 문제는 ‘사실(史實)’을 근거로 이해를 촉진하며 일본의 장래를 생각하는 행동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호섭(金浩燮) 중앙대교수는 “일본의 민족주의는 건전한 측면과 불건전한 움직임이 있다”며 “한국의 우려는 교과서 왜곡을 부추기는 불건전한 민족주의에 대한 것이며, 한일 우호관계를 위해 일본의 건전한 민족주의 세력까지 비판하지 않도록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식기자>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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