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한일 우정’ 비웃는 역사왜곡 교과서

  • 입력 2005년 3월 4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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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처음 발행돼 역사왜곡 논란을 불렀던 일본 후소샤(扶桑社)판 역사교과서의 2005년도 개정판의 윤곽이 드러났다. 침략과 식민지배 등을 은폐하거나 정당화하는 내용이 더 많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들의 이 교과서 채택률을 높이기 위해 애국심과 일본문화사를 강조하고, 자학(自虐)사관을 극복하는 등 7가지 전략에 따라 수정했다는 것이 한 집필 교수의 주장이다.

현재 일본 문부과학성이 개정판을 심의 중이고 다음달이면 결과가 나온다. 알려진 내용대로 발행될 경우 독도문제 등으로 삐걱대는 한일관계가 더욱 냉각될 우려가 높다. 그렇게 되면 두 나라가 올해 초 성대하게 선포한 ‘한일 우정의 해’도 무색해질 수밖에 없다. 2001년에는 일본주재 한국대사의 본국 소환, 민간교류의 동결, 출판금지 가처분신청, 대중문화 개방 연기 등의 갈등이 있었다.

이 교과서의 2001년 채택률은 일본의 뜻있는 지식인과 시민단체의 반대운동으로 0.03%에 그쳤다. 이 교과서를 만든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은 그 뒤 ‘복수(復讐)’를 다짐하고 올해 채택률을 10%(약 13만 권)로 끌어올리겠다고 벼른다는 소식이다. 이를 일부 정치인들이 응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 정치인들의 자숙을 촉구한다.

문부성부터 양식 있는 검정을 하기 바란다. ‘근린 제국(諸國)의 역사적 입장을 배려한다’는 원칙에 따라, 이웃국가의 아픔에 소금을 뿌리는 기술이나 항목을 과감하게 수정하도록 해야 한다. 자학사관을 극복한다며 ‘자만(自慢)사관’으로 치닫는 것은 또 다른 가해행위다. 이는 일본이 바란다는 ‘보통국가’와도 거리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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