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 없이 훌쩍 떠나기에 이만 한 곳이 없다. 말이 안 통해도 가이드북만 있으면 된다. 그런 도쿄이지만 미리 알아둘 게 있다. 맛있고 저렴한 맛집. 알고 가면 여행의 재미가 배가된다.》
도쿄에서는 지하철과 가이드북만 있으면 된다. 책에 있는 대로 지하철을 갈아타면 못 갈 데가 없다. 갈 곳도 많고 볼 것도 많다. 맛집도 마찬가지. 그러나 맛집만큼은 다녀온 사람의 말을 듣고 가야 한다. 여기에 소개하는 음식점은 기자가 직접 찾아가 맛을 본 곳이다.
우선 회전초밥집. 일본에서는 삼각김밥 하나에 120엔이다. 그런데 이 집은 생선초밥 2개를 얹은 초밥 한 접시에 105엔(약 850원)이다. 열 접시에 8500원이라면 한국의 3분의 1이다. 그런데 맛은? 한 방송국 조사에서 2위에 오를 만큼 소문났다.
식당 이름은 ‘쓰키지 본점’. 도쿄 서부인 시부야 중심가에 있다. 개점시간은 오전 11시. 그런데 10분 전부터 줄을 선다. 점심 시간에는 30분 이상 기다린다고 한다.
문밖에 이런 한글 안내문이 걸려 있다. ‘①손님 한 분이 7접시 이상 드셔야 합니다. ②식사시간은 30분입니다. 7∼10접시는 20분 이내에 드셔야 합니다. ③식사 중 잡지나 신문을 읽지 못합니다. ④실내에서는 종업원의 지시를 따라 주십시오.’ 그리고 덧붙인 말. ‘캐시 온리(Cash only·현금만 받음). 밤 11시 이후 서비스료(음식값의 20%) 받음.’
초밥 컨베이어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사바(고등어) 도로(참치뱃살) 우니(성게 알) …. 메뉴도 다양했고 양도 적지 않았다. 접시는 한결같이 105엔짜리. 가격을 따질 필요가 없다. 15분이 지났고 의무 수량(일곱 접시)을 채웠다. 제한시간(20분)이 지났다. 비운 접시는 10개.
20분.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음미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일본에서, 주머니 걱정을 하지 않고, 허리띠 끌러 놓고 생선초밥 한번 실컷 먹었으면 했던 소박한 내 꿈. 그날 시부야의 ‘쓰키지 본점’에서 이뤄졌다.
신요코하마 라면박물관도 명소다. 실내는 1930년대 일본 거리로 꾸며졌다. 전국의 내로라하는 라면식당 8개가 그곳에 있다. 가마보코(어묵의 일종)와 자슈(간장에 졸인 돼지고기)를 넣은 와카야마라면, ‘식재료의 달인’ 사노 모노루 씨의 명품라면, 삿포로의 명물인 미소라면(된장국물), 도호쿠 지방의 전설적인 라면식당 류상하이의 ‘가라미소 라면’ 등.
인근 간나이역 부근에는 카레박물관도 있다. 일본카레는 인도카레와 맛이 다르다. 우리가 맛들인 것은 일본카레다. 실내는 옛 무역선이 정박하던 동남아의 한 항구와 무역선으로 꾸며졌다. 그곳에 일본의 유명한 카레식당 13개가 있다. 1500엔짜리 하마카레를 시키면 다섯 가지 카레를 맛볼 수 있다.
덴푸라(튀김)는 스시와 더불어 일본의 대표 음식이다. 그 덴푸라 하나만 121년째 내는 식당이 있다. ‘긴자 덴구니’다. 긴자 사거리 모퉁이의 한 빌딩 전면에 간판을 내걸고 있다. 밥 위에 덴푸라를 얹은 덮밥이 1470엔으로 가장 저렴하다.
달콤하고 부드러운 케이크도 일본의 맛이다. 지유가오카는 그런 케이크점이 모인 지역. 중심은 지유가오카역 앞 마리클레르 거리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트 생가가 있는 골목을 연상시킨다.
‘카페 모차르트’라는 케이크점도 있다. 이 집은 외벽의 페인트 색깔이 모차르트 생가와 똑같은 노란색이다.
명소는 이 거리 끄트머리의 ‘스위트 포레스트’다. 모던한 콘크리트 건물 2층에 있는 케이크점인데 실내가 온통 숲 속처럼 꾸며졌다. 그 숲에 유명한 케이크점들이 있다. 한번 맛보면 평생 잊지 못할 정도다. 케이크를 도시락에 담은 ‘벤또 케이크’도 있다.
맛집 | 위치(역) | 찾아가기 | 홈페이지·현지 전화 | 휴일 |
쓰키지본점 | 시부야역 | 하치코마에구(口)∼시부야센터마치∼제로게이트 빌딩 골목 | 03-3464-1178 | 없음 |
신요코하마라면박물관 | 신요코하마역(JR요코하마선) | 북구(北口)∼길 건너 한 블록 뒤 | www.raumen.co.jp045-471-1453 | |
요코하마카레박물관 | 간나이역(요코하마지하철/JR역) | 출구2(JR)로 나와 도보 2분 | www.currymuseum.com045-250-0833 | |
긴자덴구니 | 신바시역(야마노테선) | 긴자구(口)로 나와 횡단보도 건너 도보 8분 | www.ginza.jp/tenkguni03-3571-1092 | |
스위트포레스트 | 지유가오카역(도쿄도요코선) | 남구(南口)∼마리클레르 거리∼성남예비교 뒤 | www.jiyugaoka2.jp∼sweetsforest | 월 |
도쿄=조성하 여행전문기자 summer@donga.com
‘여행박사’(www.tourbaksa.co.kr)는 심야 항공기(인천∼하네다) 편으로 토 일요일을 도쿄에서 지내는 ‘도쿄부엉이’(금요일 오후 출발, 월요일 오전 귀국) 상품을 판매 중. 8월 4, 18, 25일 출발, 44만9000원. (비즈니스호텔). 1588-5780
■명품이 반값이네… 고템바 프리미엄 아웃렛
도쿄 여행길에서 쇼핑을 원하면 하코네 온천 근처의 ‘고템바 프리미엄 아웃렛’이 권할 만하다.
아웃렛은 재고 소진용 매장. 그러나 이곳은 명품도 유행 제품을 판다. 운영사인 ‘첼시 저팬’은 미국에 프리미엄 아웃렛 29개, 팩토리 아웃렛 20개를 소유한 첼시프로퍼티그룹의 자회사다.
매장은 패션 뷰티 스포츠 생활용품 액세서리 등 165개. 명품브랜드는 프라다 페라가모 구찌 막스마라 크리스티앙디오르 셀린느 아르마니 불가리 등 다양하다. 추가 할인도 있다.
하코네는 후지산이 코앞에 다가와 보이는 곳이다. 도쿄에서 자동차로 1시간 반 거리.
○ 여행 정보 △찾아가기: 신주쿠의 오다큐 백화점에서 출발하는 오다큐 하코네 버스(왕복 2800엔)를 타고 도메이 고템바역에서 하차. 여기서 고템바 아웃렛 셔틀버스(무료)를 탄다. △도쿄쇼핑투어(2박 3일): 오모테산도 아오야마 고템바 등 아웃렛몰 쇼핑 및 롯폰기힐즈 관광. 7월 22일 8월 19일 출발, 가이드투어 89만9000원. 씨에프랑스(www.ciefrance.com) 1588-00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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