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방을 둘러보니 너나 없이 꽃목걸이를 목에 두른 채 기념사진 촬영에 여념이 없었다. 꽃목걸이 환영은 하와이처럼 발리의 공식 이벤트인 듯했다. 노보텔 누사 두아 발리는 지난달 2일 개장한 최신의 리조트호텔. 세계 최대 호텔체인 중 하나인 아코르의 브랜드호텔이어서 더욱 관심을 모았다.
누사 두아는 발리 섬의 한 지명. 덴파사르의 동쪽으로 공항에서 자동차로 10분가량 걸린다. 신호등이 거의 없이 시원하게 뻗은 길. 그 길로 달리다 보니 노보텔 누사 두아가 나타났다. ‘발리에서 생긴 일’의 누사 두아판 서막이 펼쳐지는 순간이다.
발리. 가보지 않은 이도 이 말만 들으면 해변부터 떠올리는 곳. 발리는 넓다. 누사 두아도 그 많은 해변 가운데 하나다. 누사 두아는 ‘두 개의 섬’이라는 뜻. 이름처럼 작은 섬 두 개가 수면에 드러난 예쁜 모래톱으로 이어져 있다. 끝없이 펼쳐진 긴 백사장, 거기에 떨어지는 찬란한 햇빛, 그리고 한없이 높고 파란 인도양의 하늘. 상상 속의 해변보다 더 완벽한 아름다움이 이 해변을 감싸고 있었다.
밤 하늘에는 달이 떴다. 달밤의 해변은 매혹적이다. 누구라도 손을 잡고 거닐고 싶을 만큼. 부드럽게 해변을 적시는 파도, 그 파도 위에 부서지는 영롱한 달빛. 이런 분위기라면 코냑이나 샴페인 같은 고급 술이 아니라도 된다. 로컬비어인 ‘빈탕’으로도 그 흥취를 즐기기에 부족하지 않다.
노보텔 누사 두아는 해변 대신 골프장을 끼고 있다. 비치는 골프장 바깥쪽이다. 그래서 비치로 가자면 골프장을 따라 10분쯤 걷는다. 골프장이 산책로인 셈이다. 파란 바다와 하얀 비치, 그리고 초록의 페어웨이가 산뜻하게 어울린 새로운 스타일의 설계. 아시아 최초의 아코르 브랜드 리조트답게 향후 리조트 설계를 리드할 만한 좋은 착상이다. 물론 걷기 싫은 이를 위한 서비스도 준비돼 있다. 전동 카트는 부르면 언제든 온다.
졸음이 올 만큼 조용한 누사 두아 비치. 따분함에서 벗어나고 싶다면 근처 쿠타 비치로 떠나자. 노보텔 누사 두아에서 자동차로 20분 거리다. 쿠타 비치는 액티브하다. 바다는 수심이 깊고 파도는 늘 높다. 그래서 서퍼들로 붐빈다. 해변에는 서핑스쿨이 즐비하다. 하루 강습료는 30∼35달러. 배우기 쉽지 않은 서핑이지만 그 매력을 느끼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다. 발리에서 알게 된 사실 하나. 이곳 사람들에게는 꽃이 생활의 일부다. 국민 대부분이 무슬림(이슬람교도)인 인도네시아. 그렇지만 발리만큼은 힌두교인이 대부분이다. 그들이 신성한 물과 꽃, 향을 담은 단지를 곳곳에 마련해 둔 것은 그 종교에서 비롯됐다. 그래서 호텔 식당 등 어느 곳을 가더라도 여행객은 환한 웃음과 더불어 꽃향기를 선사받는다. 꽃향기로 시작해 꽃향기를 맡으며 막을 내린 짧은 발리 여행. 추억 속에도 그 꽃향내가 느껴질 만큼 첫 번째 발리 여행은 향기로웠다.
○ 여행정보
◇항공로=인천∼발리(덴파사르 국제공항) 직항. ∇대한항공(www.koreanair.com)=주 4회(월수금일요일) 운항 중. ∇가루다항공(www.garuda.co.kr)=주 5회(토요일 제외) 운항 중.
◇입국 및 출국 ▽입국비자=도착 공항에서 발급. 비용은 기간별로 다르다. △7일: 10달러(미화) △한 달: 25달러. △출국세: 출국 시 지불. 13달러.
◇발리관광 △인도네시아 관광청=www.tourismind-onesia.com
◇아코르=호텔, 관광, 컨벤션센터 등 기업 서비스 분야의 세계적 기업. 한국을 비롯해 17개국에 호텔 306개(객실 5만8172개)를 보유하고 있다. 소피텔, 노보텔, 그랜드머큐어, 머큐어, 이비스 등이 우리에게 친숙한 아코르의 호텔브랜드. ▽노보텔 누사 두아 호텔 앤드 레지던스(www.novotelnusaduabali.com)=한국사무소 02-6351-5155
◇주변 관광지 ▽우붓=덴파사르에서 10분 거리의 발리예술 중심지역. 아트갤러리와 독특한 인테리어의 카페가 줄지어 있다. 갤러리는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예술가들의 작품전시장. 야외 카페에서 마시는 차 한 잔도 발리 추억의 하나다. ▽몽키포레스트=우붓 남쪽. 원숭이 200여 마리가 뛰노는 울창한 열대우림 숲으로 원숭이들은 카메라를 들이대도 전혀 놀라지 않을 만큼 사람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는다. 여행객의 선글라스나 모자 등을 가져가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할 것.
발리=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 저녁 노을에 펼쳐진 촛불 속 디너 “환상적”▼
노보텔 누사 두아 발리 호텔 앤드 레지던스. 객실 수(188개)가 말해주듯 아담한 리조트다. 객실은 단층의 전통 발리스타일. 객실마다 1∼3개의 침실을 갖춰 허니문부터 가족여행까지 두루 만족시킨다. 풀사이드 객실(14개)도 있다.
리조트의 수준을 평가하는 기준 가운데 하나는 부대시설. 노보텔 누사 두아 발리의 야외풀과 유아풀, 골프장, 스파는 최신 스타일이다. 그 중에서도 백미는 열대우림 숲가에 자리 잡은 야외풀. 조경이 무척 아름답다. 규모도 비교적 큰 편(454평). 리조트 휴양객이 대부분의 시간을 풀사이드에서 보내는 것을 감안해 야외풀 주변을 조경의 핵심으로 삼았다.
스파시설도 수준급. 1인용 스파에는 아이팟(ipod)을 설치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감상하며 스파를 즐기도록 했다. 스파스위트에는 대형 자쿠지(고압분사기로 수중마사지 기능도 하는 욕조)를 두었는데 가족용으로도 좋을 듯하다. 스파 패키지를 선택하면 스파로 가지 않고 객실에서 테라피스트에게서 트리트먼트를 받는다.
해변을 낀 골프장(18홀) 역시 풍광이 멋지다. 그린피는 150달러 정도. 발리의 여타 골프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리조트에서는 대형 쇼핑센터도 멀지 않다.
발리로 가는 기내에서 똑같은 옷으로 맞춰 입고 여행 중인 한국인 신혼부부를 발견했다. 발리가 한국의 허니문 1번지라는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그래서 노보텔 누사 두아도 한국 허니문 시장을 겨냥해 흥미 있는 패키지를 만들었다.
이 중 ‘마제스틱’ 패키지는 전용 풀 빌라가 객실로 제공되는 고급형. 단 둘이 즐길 수 있는 밀월여행의 무대로 그만이다. 허니문 패키지에는 촛불 켠 테이블에서 식사하는 ‘캔들라이트 디너’, 두 사람이 동시에 아로마 마사지를 즐기는 ‘커플스파’, 해질녘 호텔 전용비치에서 저녁노을을 감상하며 즐기는 디너가 포함된다.
발리=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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