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노가리는 일본 최대의 마을 유적이자 세계 고고학사에 길이 남을 유적이다. 일본 야요이(彌生·기원전 5세기∼기원후 3세기) 시대, 한반도 문화의 일본 전파 양상을 보여 주는 유적이기도 하다.
국내 고고학계와 문화재 애호가 사이에서 요시노가리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12월 2일까지 열리는 ‘요시노가리, 일본 속의 고대 한국’에 매일 관람객이 1000명 이상 몰리고 있으며 전시를 본 뒤 요시노가리로 직접 답사를 떠나려는 사람도 늘고 있다.
최근 경기 성남시 토지박물관 답사단과 함께 요시노가리를 찾았을 때 답사 단원 모두 부러움이 가득한 탄성을 질렀다. 복원해 놓은 움집과 창고 등 건물 98채, 환호(環壕·마을 주변을 돌아가면서 깊게 파 놓은 V자형 도랑), 목책, 옛날 논을 비롯해 출토 유물이 가득한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우리의 대표적 청동기 유적인 충남 부여군 송국리 유적의 방치된 모습을 떠올렸다.
요시노가리 유적의 면적은 117ha. 복원 주제는 ‘야요이인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유적 한편에서는 지금도 분묘 발굴이 진행 중이다. 사가 현 교육위원회는 이 거대한 분묘 발굴이 끝나면 내년 중 발굴 현장을 돔 모양의 전시관으로 꾸밀 계획이다. 이곳에선 움집 숙박체험, 고대 모내기 체험, 옷감 짜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도 열리고 있다.
요시노가리에선 일본 야요이 시대 문화와 한반도 문화의 교류를 입증하는 유물이 쏟아져 나왔다. 당시 청동기시대∼초기 철기시대(원삼국시대)였던 한반도의 농경문화가 일본에 전래되어 일본 고대 문화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 주는 유물들이다. 일본 열도에 마을이 탄생하고 원시공동체에서 국가 단계로 나아가는 과정을 보여 준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 중인 것이 바로 이들 유물. 여기에 동시대 한국의 유물도 함께 전시해 서로 비교해 볼 수 있도록 꾸몄다. 전시 유물은 총 600여 점. 한국 유물은 녹색 진열대에, 일본 유물은 붉은색 진열대에 올려놓아 쉽게 구분된다.
이번 전시만 보아도 한국 청동기시대 문화의 전모는 물론 한일 교류상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아가리에 점토 띠를 덧붙여 만든 덧띠토기, 청동검, 청동거울, 청동기 거푸집 등 한국과 일본 유물을 비교해 보면 그 흡사한 모습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2000여 년 전 한일 교류가 얼마나 활발했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0일 오전 10시엔 ‘요시노가리와 한일 고대 문화 교류’를 주제로 한 국제학술심포지엄, 각종 체험 행사 등이 열린다. 이 전시는 내년 1월 1일부터 2월 11일까지 일본 사가현립미술관으로 장소를 옮긴다. 02-2077-9000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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