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선보인 한 등산복업체의 광고 문구로 자사 제품이 얼마나 가벼운지를 부각시키고 있다. 요즘 아웃도어 쪽에선 ‘경량화’가 화두다. 가공 기술의 발전과 첨단 소재 덕분이다.
산악자전거(MTB)는 거친 비포장도로를 달려야 하기 때문에 도로용 사이클보다 튼튼해야 했고 그래서 무거웠다. 그런데 최근 출시되는 MTB 중에는 무게가 7kg대인 것도 있다. 대만 자전거업체인 메리다의 ‘카본 FLX 타깃 8’이라는 제품인데 16인치 프레임의 완성차(페달은 제외) 기준으로 무게가 7.3kg. 이 정도면 두 손가락으로 차체를 들어 올릴 수 있는 무게다.
자전거 수입업체인 오디바이크의 조건수 전무는 “매년 1kg씩 MTB의 무게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경량화는 프레임의 소재 변화와 맥을 같이 한다. 예전에는 철제 프레임을 많이 썼지만 더 가볍고 튼튼한 소재인 알루미늄을 거쳐 요즘 티타늄, 카본으로 바뀌고 있는 추세. 물론 고급형 자전거의 경우다. 조 전무는 “카본이 약하다고 잘못 알려져 있는데 좋은 등급의 카본은 내구성도 뛰어나다”고 말했다.
등산용품에서도 몇 년 전부터 불고 있는 경량화 바람이 더욱 거세졌다. 일본 등산복업체인 몽벨이 최근 선보인 다운재킷은 남성용 미디엄 사이즈 기준으로 210g. 이 정도면 반팔 티셔츠 한 장의 무게다.
보온력을 유지하면서 무게를 가볍게 하는 비결은 복원력이 좋은 최상의 털과 얇은 실로 짠 천을 쓰는 것이다. 1g의 원사에서 9000m 길이의 실을 뽑을 때 실의 굵기를 1데니어(denier)라고 하는데 현재 7데니어의 실까지 나왔다. 몽벨의 다운재킷에 쓰인 실은 15데니어.
경량화는 배낭, 등산화, 침낭, 등산스틱, 기능성 재킷과 속옷 등 등산용품 전 부문에 걸쳐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인 기능성 원단 회사인 고어텍스는 최근 ‘프로셸’이라는 원단을 선보였는데 최신 기술을 적용해 기존의 최고급 원단인 XCR와 방수, 투습 등 성능은 같으면서 내구성을 높이고 무게는 10% 이상 줄였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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