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休&宿<8>푸껫 ‘르메리디앙 카오락 비치 앤드 스파’

  • 입력 2007년 12월 14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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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과 하얀 해변 벗 삼아 식도락과 스파를 즐기다

《상하(常夏)의 나라, 태국 서해안 안다만해의 푸껫 섬.

한겨울이면 을씨년스러운 유럽, 특히 고작해야 일조 시간이 하루 대여섯 시간에 불과한 스칸디나비아 반도의 여행객에게는 천국처럼 여겨진 지 오래다.

태양과 바다, 해변 그리고 태국 음식 덕분이다.

그런데 유럽인들이 최근 푸껫을 등지고 좀 덜 알려진 근처로 휴식지를 옮기고 있다.

한국 등 아시안 휴양객에게 푸껫을 내주고 카오락 국립공원 해변에 쉴 곳을 마련하고 있다.》

카오락 국립공원은 푸껫 섬 북쪽에 있는 팡아 주의 산과 바다를 두루 아우르는 지역. 태국어로 ‘카오’는 산을 의미하는데 이곳 산악지형은 우리나라의 삼척과 비슷하다. 온통 석회암 지대로 카르스트 지형이 오랜 세월 침식작용으로 빚어낸 수많은 산봉우리와 천길 낭떠러지, 거기 내걸린 폭포가 무성한 숲의 정글에 감춰진 형국이다. 주석광산의 폐광을 개발한 푸껫과는 자연조건이 근본적으로 달라 분위기 또한 크게 다르다.

휴양지를 고르는 유럽인의 취향은 언제나 같다. 뒤로는 산 혹은 호수, 앞으로는 해변과 바다다. 이 카오락 국립공원 지역에서 그런 리조트의 입지로는 르메리디앙 카오락 비치 앤드 스파 리조트가 있는 방삭 비치만 한 곳이 없다. 카오락 국립공원의 산악이 멀리 동쪽으로 커튼처럼 펼쳐지고 정면에는 하얀 모래로 뒤덮인 해변이 자리하고 있어서다.

○ 유럽인 취향의 고품격 스파 휴양지

푸껫에서 택시로 르메리디앙 카오락을 찾았다. 고속도로가 없는 푸껫에서는 ‘고속도로’라고 불릴 만큼 정비가 잘 된 지방도 402호선을 따라 북상하는데 푸껫 섬 다리에서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주변은 더욱 한산해졌다. ‘쓰나미 박물관’이라는 안내판이 보일 즈음 도착한 동네에서 큰길을 버리고 샛길로 들어서자 곧 리조트가 나타났다. 푸껫 국제공항에서 북쪽으로 정확히 60km(자동차로 55분)거리다.

로비에 들어서자 태국 민속음악이 들려왔다. 직접 연주하는 생음악이 여행의 피로를 싹 걷어가는 듯 상쾌했다. 차가운 물수건과 함께 제공된 웰컴 드링크. 상하의 나라 태국에서 물수건 서비스는 언제나 웰컴이다. 주스를 들이켜며 로비 정면의 툭 트인 테라스로 다가갔다. 리조트 정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 같은 곳이었다.

정면의 해변과 바다, 그 바다를 향해 ‘ㄷ’자로 자리 잡은 태국 전통양식의 건축. 리조트는 그 자체가 하나의 사원처럼 느껴졌다. 가운데 공간은 녹음 짙은 정원인데 한 쪽에 연꽃 핀 못이, 그 반대편에는 굽이굽이 물길을 이룬 작은 라군(바다호수)이 보인다. 연못 수면에 여러 개 솟구친 원추형 탑(남방불교의 상징)이 눈길을 끈다. 수목이 우거진 라군의 물가에 객실이 있다. 그리고 풀은 정원의 끝, 바다 쪽에 자리 잡았다.

○ 식도락과 스파를 주제로 삼은 조용한 리조트

르메리디앙 카오락의 휴식 주제는 ‘식도락과 스파’인 듯하다. 레스토랑과 바가 아홉 개나 있고 스파 역시 여덟 채의 독립적인 빌라로 빌리지를 형성하고 있다. 대부분의 식당과 스파는 정원과 해변에 자리잡고 있다. 안다만해의 짙푸른 바다와 하얀 모래해변, 뒤로는 숲으로 우거져 온통 초록빛으로 치장한 카오락 국립공원의 산악을 거느렸으니 이곳에 두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다.

연못가의 ‘카페 릴라와디’를 보자. 아예 벽이 없는 오픈 공간이다. 매일 아침 안다만해의 싱그러운 공기를 마시며 식사를 하는 곳인데 태국음식은 물론 전 세계 음식을 두루 맛볼 수 있다. 라군 물가의 정통 태국 레스토랑 ‘바안 타이’는 사찰처럼 정적인 분위기다. 이 현대적 터치의 전통가옥 실내에는 전통예술품이 전시돼 있다. 풀 사이드의 ‘방삭 그릴’은 정통 이탈리안 트라토리아(서민 풍 레스토랑)다. 여기서는 이탈리아인 셰프가 이탈리아 스타일로 직접 굽고 요리한 빵과 파스타, 해산물과 고기가 제공된다. 이런 레스토랑이 여섯 개나 된다. 일주일을 지내도 늘 다른 음식을 다른 분위기에서 맛볼 수 있어 좋다.

스파는 그 자체가 리조트에 부속된 또 다른 별장 분위기다. 새소리 외에는 어떤 소음도 들리지 않는 공간에서 허브추출 에센스 오일에서 풍기는 향기로운 아로마와 부드러운 손놀림의 마사지에 취하면 시간이 흐르는 사실조차도 잊는다. 무릇 스파란 그 기술보다도 공간과 주변 환경의 어울림을 통한 분위기가 생명이다.

○ 넓고 안락한 고급스러운 객실에서 즐기는 화려한 휴가

리조트를 찾은 이유가 휴식임은 두말하면 잔소리. 그런 휴식의 대부분이 객실에서 이뤄지니 리조트의 성패는 객실에서 판가름 난다. 그렇다면 르메리디앙 카오락의 객실을 어떨까. 한마디로 ‘프리미엄’(보통 수준을 상회하는 우수한 수준)급이다. 고급스럽기도 하지만 널찍한 공간과 멋진 전망도 함께 제공하기 때문이다. 객실은 대개 풀 아니면 정원 풍경을 갖고 있다. 실내에 있어도 답답하거나 갑갑하지 않도록 한 배려다. 객실 종류도 일반 객실(40m²·약 12평)과 스위트, 로열스위트(침실 3개 및 라운지 부엌 식당시설 추가, 160m²·약 49평) 등 10종이나 된다.

객실 중 빌라는 허니문 혹은 가족여행자가 선호하는 별장형 객실이다. 10개의 라군 빌라와 9개의 풀 빌라가 있는데 풀 빌라는 그 자체가 한 채의 저택으로 정원에 전용 풀과 정자(그늘 집)까지 갖췄다. 오션프런트 풀 빌라(7채)도 있는데 이 빌라는 정면의 정원 밖으로 해변과 바다가 펼쳐지고 풀 옆에 자쿠지도 갖췄다. 여기 묵으면 밖에 나가지 않아도 빌라 안에서 정원과 바다의 풍광을 두루 즐기고 해변도 몇 걸음만 떼면 오갈 수 있었다.

○ 국립공원에 둘러싸여 즐길거리가 다양한 자연친화적인 리조트

이곳이 푸껫과 다른 근본적인 차이를 들라면 온통 국립공원으로 둘러싸인 주변 환경이다. 위치 자체가 카오락 국립공원지역이지만 동시에 주변의 여러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목이기도 하다. 육지의 공원으로는 리조트에서 자동차로 한 시간 거리에 야생 호랑이와 코끼리가 서식하는 카오속 국립공원이 있고 해상공원으로는 60km 거리의 시밀란 국립공원이 있다. 또 산속의 석회암 동굴 안에 와불(臥佛)을 모신 특별한 불교 사찰 왓탐도 근방에 있고 푸껫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피피섬도 다녀올 수 있는 거리에 있다.

특히 시밀란 섬은 태국정부가 섬의 자연 훼손을 막기 위해 매년 11월 중순부터 3월 초까지 한시적으로만 개방하는 기막힌 섬(섬 9개로 구성). 세계 10대 다이빙 포인트로 손꼽힐 만큼 산호수중도 아름답다. 인공의 때가 거의 묻지 않아 누구든 환성을 내지르고야 마는데 르메리디앙 카오락 리조트야말로 이 섬 여행의 전진기지라고 할 만큼 시밀란을 다녀오기 좋은 위치에 자리 잡았다.

카오속 국립공원은 해발 1000m급 석회암 산악에 형성된 비경으로 이름난 곳. 차량을 이용한 정글사파리와 코끼리를 이용한 산악트래킹이 유명하다. 카오락 국립공원과 스리 팡아 국립공원에서는 정글 트래킹과 지프 사파리, 계곡 래프팅과 함께 바다에서 석회암 섬의 침식분지를 카누를 이용해 살피는 투어도 즐긴다. 이 모든 활동을 리조트에서 신청하고 다녀올 수 있는데 투어차량이 직접 손님을 모셔다 준다.

태국(팡아)=조성하 전문기자 summer@donga.com

■ 여행정보

◇르메리디앙 카오락 비치 앤드 스파 리조트 ▽찾아가기 △항공로=인천∼푸껫, 인천∼방콕∼푸껫. △도로=푸껫 국제공항에서 60km. 리무진과 미니밴 송영 서비스(유료) 가능. △기후=가장 더울 때는 3∼5월(최고 35도), 우기는 7월부터 4, 5개월간. 여행 최적기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인데 전혀 비가 내리지 않고 기온도 20∼25도 정도. △비수기=4∼10월. 가격이 가장 낮다. ▽골프장=20분 거리의 송남 비치에 투블라무 해군골프클럽(18홀)이 있다. 열대의 숲과 바다를 두루 감상하면 라운딩하는데 1번, 17번 두 홀은 해변과 맞닿아 있다. ▽문의=www.lemeridien.com/khaolak

◇르메리디앙 카오락 비치 앤드 스파 숙박패키지=기내 1박을 포함한 전체 3박 5일 일정으로 리조트 2박(1박은 방콕) 및 3박, 두 종류가 있다. 가격은 157만9000원(1인)부터. 리무진 공항 송영 및 방콕시내 투어 및 칼립소 쇼와 저녁식사 포함. 시밀란 섬투어는 별도(1인당 10만원). 문의 가야투어(www.kayatour.co.kr) 1577-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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