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休&宿<16>日 기후 현 게로온천&전통마을 갓쇼즈쿠리

  • 입력 2008년 2월 29일 03시 10분


첩첩산중에서 온천의 보석을 만나다

일본 열도 정중앙에 자리 잡은 기후 현. 기타알프스(중부 지역을 뒤덮고 있는 거대한 산악) 한가운데 산악 지방이다. 한국의 영월 태백 정선쯤 될 만하니 그 길은 모두 첩첩산중의 계곡을 헤집는다. 나고야(아이치 현) 근방의 주부국제공항을 출발해 북쪽 동해안의 도야마로 향하는 국도41호선을 따라 북상하던 온천여행길. 일본 3대 명천 중 하나인 게로 온천과 시라카와고에 숨듯 자리 잡은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등재 전통가옥마을 ‘갓쇼즈쿠리’를 만났다. 이 두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 독특한 산촌가옥-유럽풍 가로등 볼만

게로 온천에 닿은 것은 주부국제공항을 떠난 지 꼭 두 시간 만이었다. 게로는 쿠사쓰, 아리마와 더불어 일본 3대 명천으로 손꼽히는 온천이다. 그 1000년의 역사를 더듬자면 거리로 나서야 한다. 게로대교 앞 네거리. 한 노인의 석상이 있다. 도쿠가와막부 시절 이름난 유학자 라잔하야시(1583∼1657)다. 그는 게로를 일본 3대 명천이라고 쓴 문집(万里集)의 저자다. 온천박물관 앞에는 백로를 새긴 돌에서 온천이 샘솟고 있다. 백로는 약사여래의 화신으로 바로 이 온천 샘을 사람에게 알려준 게로온천의 개조(開祖)로 전해진다.

온천가는 명성에 걸맞게 깔끔하고 우아했다. 유럽풍의 가로등으로 장식된 거리는 그 자체가 멋진 산책로다. 찰리 채플린(동상)이 그런 분위기를 거든다. 온천가는 게로카와(강)를 끼고 양쪽에 있다. 그리고 그 두 곳을 게로대교가 이어준다. 다리 바닥을 보자. 유명 연예인의 손도장이 사인과 함께 줄줄이 찍혀 있다. 게로 명물인 강변의 로텐부로는 여기서 봐야 제격이다.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노천탕은 해가 진 후에는 남녀가 둘러앉아 혼욕을 즐기는 곳이다.

게로의 온천가에는 아시유(발만 담그는 족탕)가 있어 즐겁다. 역 앞의 료칸 수메이칸의 아시유는 기차를 기다리는 동안 이용하기에 좋다. 아시유는 모두 무료다. 게로 온천가의 진풍경은 휴양객들이 얇은 유카타(浴衣)차림으로 활보하는 고즈넉한 거리 풍경이다. 겨울이라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게로에서는 유카타 차림으로 쇼핑도 하고 산보도 한다. 꼭 하나 잊지 말 것이 있다. 온천탕 29곳 중 세 곳을 골라 들어갈 수 있는 ‘유메구리 데가타’라는 온천 순례(1200엔)다.

게로온천을 등지고 오쿠히다를 향한 북행길. 여기서부터 히다(다카야마 시를 중심으로 한 기후 현의 산악지방)까지는 산길의 연속. 이름 하여 히다지(飛(탄,타)路·‘히다’는 기후 현의 옛 지명)다. 그 길의 끝, 도야마 이시카와 두 현의 경계 즈음인 시라카와에서 멋진 풍경 하나를 만난다. 갓쇼즈쿠리(合掌家屋)마을이다. 일본에 11개뿐인 유네스코의 세계유산 가운데 하나로 400여 년간 산촌전통가옥 112채가 옹기종기 모여 한 마을을 이루고 있다. ‘갓쇼’라는 이름은 샬레(알프스산악의 전통목조가옥)를 빼닮은 삼각형 구조의 초가지붕으로 마치 두 손을 합장한 듯 한 모습이라 해서 붙여졌다.

갓쇼즈쿠리는 세 층의 다락방 구조를 지닌 4층 규모의 거대한 초가다. 삼각형 지붕은 엄청나게 내리는 눈이 흘러내리도록 고안한 디자인. 박공 형 지붕 아래는 세 층의 다락방이 있는데 누에고치를 키우는 양잠장으로 활용됐다. 갓쇼즈쿠리는 지금도 주민의 거처로 이용된다. 화재에 대비해 지금도 주민들은 교대로 하루 세 번 방화활동을 벌인다. 112채의 갓쇼즈쿠리가 눈 속에 파묻힌 기막힌 풍경은 마을 뒤편의 시로야마 언덕에서 봐야 제대로다.

게로·시라카와=조성하 여행전문 기자 summer@donga.com

|여행정보|

◇게로 온천 ▽찾아가기 △철도=나고야에서 JR다카야마혼센(와이드뷰 히다 열차)으로 1시간 28분 소요 △직행버스=나고야∼게로 매일 1회(2시간 30분 소요). 나고야 출발 오후 2시, 게로 출발 오전 10시 30분. 왕복 2800엔(예약 필수). 0576-25-2541

▽홈페이지=www.gero-spa.or.jp

▽온천=피부 매끈거림이 금방 느껴진다. 84도의 용출수를 55도로 낮춰 중앙 공급한다.

▽숙소 △오가와야(小川屋)=유서 깊은 대형 온천료칸(104실). 양실과 화실 모두 갖췄고 실내 아시유도 있다. 게로카와 동쪽에 위치, www.gero-ogawaya.net 0576-25-3121

▽아시유(足湯)=시내 곳곳, 무료. ①사기노아시유=백로가 찾아준 전설 속의 온천 샘 자리(게로온천박물관 앞 길가). ②비너스아시유=유럽의 분수 형태, 시라사기노유료칸 앞. ③유아미야 아시유노사토=시라사기 다리 옆 카이칸호텔 실내. ④갓쇼노아시유=갓쇼무라(갓쇼즈쿠리 열 채를 모아둔 전시장) 안.

▽게로온천박물관=목요일 쉼. www.gero.jp/museum 0576-25-2462

◇시라카와고 갓쇼즈쿠리 ▽찾아가기=게로∼다카야마혼센(열차)∼다카야마∼고속버스∼시라카와고. 다카야마∼시라카와고 2시간 소요. ▽문의=www.shirakawa-go.org 관광협회 05769-6-1013 ▽히다지 프리티켓=게로∼히다후루카와 두 역 사이에서 ‘와이드뷰 히다’(특급)의 보통차(지정석)를 왕복 이용(사흘간)하는 할인티켓(1∼4인용). 다카야마∼히라유 온천(버스)도 이용. 1인용 1만1800엔. 문의 여행박사(www.tourbaksa.co.kr)

◇여행상품

여행박사(www.tourbaksa.com)는 게로 온천, 오쿠히다 온천향 료칸 상품(그룹패키지 자유여행 두 가지)을 판매. ▽그룹패키지 △2박 3일(서울 출발)=나고야∼게로온천(료칸 2박)∼나고야 시내 투어. 79만9000원부터. △3박 4일(부산 출발)=나고야(시내 투어·1박)∼게로온천(1박)∼다카야마·오쿠히다온천향(1박)∼나고야. 86만9000원부터. ▽자유여행=히다지 프리티켓을 활용한 일정. 교통비(1만8000엔 소요) 불포함. △2박 3일(서울 출발)=게로온천(유노시마칸) 2박. 65만 원부터 △3박 4일(부산 출발)=나고야, 게로온천, 오쿠히다 온천향 각 1박. 45만5000원부터. 문의 서주희 070-7017-2146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