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강원 홍천군에 갔다가 삼봉자연휴양림(사진)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휴양림은 콘도나 펜션보다 가격이 싸고 자연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더 큰 이유는 휴양림 기사를 쓴 후 어떤 휴양림이 좋으냐고 물어오는 독자들과 주변 사람들의 질문에 속 시원한 대답을 하지 못한 것도 큰 이유였다.
휴양림 10여 곳을 소개했지만 모두 기자가 직접 가 보고 쓴 것은 아니었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에서 제공한 자료와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 휴양림에 대해 쓴 책을 토대로 기사를 썼다. 휴가철이 다가오면 이 같은 질문을 더 많이 받겠다는 생각에 기사에 대해서 애프터서비스를 한다는 마음으로 깊은 산속까지 차를 운전했다.
4월 말 휴양림은 환상적이었다. 빽빽한 나무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톤치드는 머리를 맑게 했다. 하늘로 쭉쭉 뻗은 나무 사이로 난 숲길은 카펫을 깔아 놓은 것처럼 푹신해 산책하기에 그만이다. 아침에는 새가 지저귀는 소리에 눈을 뜨게 된다. 서울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아쉬웠던 것은 그렇게 좋은 휴양림을 이용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는 점이다. 월요일에 묵었던 삼봉자연휴양림은 전체 22개 숙박 동 중에서 다섯 동에만 이용객이 들었다. 4월 말에 대관령자연휴양림에 갔던 한 친구는 “평일이라 그런지 이용객이 별로 없어서 밤에는 무서웠다”며 “이용객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더니 통나무집 네 군데만 사람이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두 군데 모두 객실 가동률이 30%가 채 안되는 수치다. 비수기 평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용객이 많지 않다.
전국에 있는 34개 휴양림을 관리하는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도 손을 놓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국민들이 ‘국민의 별장’인 휴양림을 좀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황진영 산업부 기자 bud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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