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군 오대산 기슭의 한 산골마을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길이 450m의 통나무 수로(지역 사투리 ‘귀새’·사진)를 직접 설치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평창군 진부면 두일1리 주민 50여 명은 지난달 20일부터 한 달 동안 지름 40∼60cm의 소나무 100그루를 끌과 톱으로 홈을 판 뒤 통나무 수로로 만들어 최근 마을에 설치했다. 최근 학생 수가 10명으로 줄어들어 초등학교마저 폐교 위기에 놓이는 등 마을이 갈수록 피폐해지자 “살길을 찾아보자”며 볼거리를 만든 것.
아직 물레방아 설치 등의 작업이 남아있지만 통나무 수로가 설치된 뒤 많은 사람이 “옛것을 볼 좋은 기회”라며 마을을 찾고 있어 벌써부터 관광자원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장 이경수(41) 씨는 “나무에 홈 파는 일은 너무나 힘들고 고달팠으나 막상 설치하고 보니 너무나 가슴이 뿌듯하다”고 말했다.
두일1리 마을은 다음 달 중순경 마을회관 앞에 물레방아를 설치하면서 통수식을 겸한 마을잔치를 열 계획이다. 또 통나무 수로를 통해 음식 나르기, 약초병 옮기기, 희망 배 띄우기 등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관광객을 유치할 계획이다. 평창군청 이상명 계장은 “두일리 마을 같은 참신한 아이디어만이 농촌을 살리는 길”이라며 “스스로 노력하는 마을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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