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남짓 짧은 비행을 하면 상하이에 닿는다. 우리와 가까워 친숙한, 하지만 무심했던 도시 상하이는 어느새 어엿한 국제도시다.
‘중국의 뉴욕’이라는 별칭으로 세계의 관심이 집중되는 상하이를 함께 걸어보자. 서울에서 한강이 강남·북을 나누듯 상하이는 황푸(黃浦)강을 기준으로 동쪽의 푸둥(浦東)과 서쪽의 푸시(浦西)로 나뉜다. 상하이에서 가장 먼저 마주치는 푸둥신취(浦東新區)는 ‘아시아의 맨해튼’이다. 세계적 금융회사와 호텔이 즐비하다. 야경 역시 화려하다.
높은 곳에서 야경을 감상하고 싶을 때 상하이 사람들은 고층빌딩 스카이라운지 바에 간다. 붐비는 전망대의 입장료와 비슷한 값에 칵테일과 야경을 함께 즐길 수 있어 즐거움이 배가된다.
지하철 2호선 루자주이(陸家嘴)역에서 나오면 오묘한 빛을 발하는 구슬, 둥팡밍주(東方明珠)가 보인다. 에펠탑이나 자유의 여신상처럼 상하이를 대표하는 상징물이다. 건너편 백화점 정다광창(正大廣場) 뒤엔 강이 흐르고, 연인과 걷기 좋은 거리인 빈장다다오(濱江大道)도 가깝다.
부둣가에서 페리에 오르면 금세 푸시다. 역사와 문화의 중심지인 푸시는 세계인들이 몰려 작은 지구촌을 방불케 한다. 과거 서양인들의 경마장이던 런민광창(人民廣場)엔 상하이의 명소가 밀집돼 있다. 남쪽엔 신스제(新世界)백화점, 서쪽엔 MoCA(상하이현대미술관)가 있다. 동쪽으로는 한국의 명동격인 난징루부싱제(南京路步行街)가 펼쳐지고 길거리 음식을 맛보며 걷다 보면 와이탄(外灘·사진)에 이른다.
황푸 강변을 따라 들어선 유럽식 레스토랑들은 밤에 더욱 고풍스럽고 우아하다. 세계적 주방장들의 요리, 바에서 흘러나오는 재즈는 강물에 비친 잔잔한 불빛과 어우러져 오감을 만족시킨다.
전력난 때문에 평일에는 야경을 볼 수 없게 된 지금도 상하이를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아마도 그들을 사로잡는 또 다른 무언가가 이곳 상하이 땅에 존재하나 보다.
황석원 채널동아 상하이 리포터 sukwon8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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