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게으른자의 낙원…‘인도양 몰디브’

  • 입력 2008년 9월 19일 02시 55분


손을 담그면 금방이라도 파랗게 물들 것 같은 바다. 청초한 하늘 아래 수면 가까이 바짝 내려앉은 뭉게구름. 그 바다와 하늘 사이로 불어 온 바람이 청량하기만 합니다. 무성한 팜트리 숲으로는 아침 햇살이 수줍은 듯 파고들고 하얀 백사장은 더욱 곱게 빛납니다. 여기는 인도양의 멋진 섬 몰디브입니다.

“너, 결혼해?”

몰디브로 간다는 말에 친구들은 이구동성으로 이렇게 물었습니다. 그만큼 몰디브가 허니문 장소로 알려졌다는 얘기지요. 옥빛 바다, 파란 하늘, 뭉게구름, 수상 방갈로. 언제나 허니무너를 설레게 하는 단어지요. 하지만 싱글도, 가족도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인도양은 인도와 아프리카 대륙 사이의 바다입니다. 몰디브는 그 중북부에 있습니다. 지구상에 몰디브만큼 많은 섬으로 구성된 나라가 또 있을까요. 무려 1190개나 된다네요. 하지만 모두 산호섬이고 이 섬들은 20여 개의 환초를 형성하며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었습니다. 멋진 곳이지만 슬픈 이야기도 들립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으로 50년 후면 사라질지도 모른다고요.

저는 지금 그 섬 가운데 하나에 둥지를 튼 클럽메드의 카니 리조트로 가는 중입니다. 카니 리조트는 카니피놀루라는 비교적 큰 섬에 있는데 말레 공항에서 스피드 보트로 35분 거리(20km)입니다. 몰디브가 멋진 것은 리조트마다 섬 하나를 독차지하기 때문인 듯합니다. 그렇게 개발된 리조트 섬이 100여 개, 리조트는 95개나 된답니다.

자, 챙 넓은 모자와 선글라스, 몇 벌의 이브닝드레스, 수영복이 준비됐다면 여러분도 저처럼 몰디브의 카니 리조트로 게으름과 휴식의 자유를 찾아 떠나시지요.

● 자유 하나―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객실에서 한없이 게으름을 피워도 좋고, 야자수 그늘 아래 선 베드에 누워 종일 뒹굴어도 좋고. 클럽메드는 저 같은 ‘귀차니스트’에게는 더없는 낙원이더군요. 여기 카니에서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듯 보이는 수상 방갈로가 가장 끌렸습니다. ‘라군 스위트’라는 객실인데 허니무너에게 딱입니다. 객실 앞에 오직 둘만을 위한 바다가 펼쳐져 있어서랍니다. 욕조에 누운 채로 옥빛 바다를 감상하는 호사도 빼놓을 수 없지요, 후훗. 게다가 객실에서 느긋하게 아침 식사도 할 수 있습니다. 허니무너에게만은 ‘아침식사 룸 서비스’를 제공하니까요.

클럽메드에서는 먹는 것도 자유롭습니다. 하루 다섯 번 식사시간이 있어선데요. 아침, 늦은 아침, 점심, 늦은 점심, 저녁 이렇게요. 메인 식당인 ‘벨히 레스토랑’에서는 기절하는 줄 알았습니다. 시 푸드만 해도 일품인데 매번 120여 가지 음식이 나와서지요. 야외 뷔페도 환상입니다. 식후에 바에서는 와인과 칵테일도 무료 제공합니다.

● 자유 둘―낮에는 레포츠 하며 바다에서 즐기고, 밤엔 춤추며 리조트에서 놀고

카니 리조트는 세상 전부가 바다입니다. 그래서 바다에서 즐길 것은 다 있습니다. 윈드서핑과 세일보트(요트), 스쿠버 다이빙, 카약 등등. 리조트에 상주하는 GO(Gentle Organizer·‘지오’라고 읽음)가 뭐든 가르쳐주니 초보라도 걱정 없습니다. 개중 만만한 게 스노클링인데요 구명조끼를 입고 하니 안전합니다. 물속 세상은 정말로 화려하답니다. 형형색색의 물고기가 산호초를 배경으로 유영하는 모습이란….

클럽메드의 밤은 아주 뜨겁습니다. GO들이 출연하는 나이트쇼 덕분인데요. 지오는 클럽메드 시설을 운영하는 현지 스태프입니다. 전 세계에서 온 젊은이들로 낮에는 레포츠강사, 바텐더 등으로 각 분야에서 일하고 밤이면 쇼를 펼치거나 파티를 열어 휴양객을 즐겁게 해주지요. 한국인 GO도 여러 분 보이네요.

밤 늦도록 먹고 마시고 춤추고. 하지만 걱정은 놓으세요. 여기서는 게으름이 미덕이니까요. 이튿날 저는 놀멘놀멘 쌓인 피로를 스파에서 보디 마사지와 아로마 테라피로 말끔히 날려버렸습니다.

● 자유 셋―섬 안에서 섬 밖으로

언젠가 TV에서 카니 리조트의 한국인 여성 GO가 ‘로빈슨 투어’를 이끄는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수상 비행기를 타고 바다 한가운데로 나가서는 작은 섬에 상륙해 온종일 스노클링 하며 바닷가재로 점심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관광 프로그램이었는데 짜릿한 체험코스로 그만이랍니다.

물을 박차고 오른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는 몰디브의 바다는 정말로 아름답습니다. 점점이 흩어진 산호섬은 까마득한 옛날 인도양을 건너던 한 거인이 첨벙첨벙 찍어 놓은 발자국 같기도 하고 거대한 진주목걸이 같기도 하답니다.

몰디브=김수진 기자 soojin@donga.com

●여행정보

◇찾아가기=직항 편이 없어 싱가포르를 경유한다. 인천∼싱가포르 6시간 15분, 싱가포르∼말레 4시간 25분 소요.

◇몰디브 ▽관광청=www.visitmaldives.or.kr ▽위치=스리랑카 남서부 적도 부근 ▽통용화폐=루피아(Ryfiyaa, RF), 달러 ▽전압=220V ▽언어=디베히어, 리조트에서는 영어 가능 ▽종교=이슬람 ▽인구=30만 명

◇클럽메드 허니문 조기예약 이벤트=타히티 등 전 세계에 90여 개 리조트를 운영 중. 클럽메드코리아 (www.clubmed.co.kr)는 출발 90일 전 허니문 패키지를 예약(4박 이상)하면 50만 원을 할인(커플당)해 준다. 기한(출발)은 2009년 4월 30일. 발리, 푸껫의 직항(3박) 패키지는 20만 원 할인. 02-3452-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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