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 제주’ 놀러 옵서예

한라산 설경 관광을 위해 무료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관광객 유치를 위한 친절서비스와 홍보활동이 강화된다. 사진 제공 제주도

《13일 제주국제공항대합실. 자동차경품 이벤트 당첨자인 정모(36·서울 강서구) 씨가 소형승용차 열쇠와 꽃다발을 받고 환한 웃음을 지었다. 제주도와 제주도관광협회가 관광객 유치를 위해 지난해 12월 한 달 동안 제주도를 방문한 관광객을 대상으로 ‘대박 자동차 경품 이벤트’를 실시한 결과 정 씨가 행운의 주인공이 된 것.》

내국인 면세점 내달 1곳 새로 개장

골프장 10회 이용땐 1회 무료 추진

올 관광객 600만명 유치목표

제주도는 이처럼 다양한 이벤트와 인센티브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올해의 관광 전망은 어두운 편이다. 세계 관광시장은 2%의 저성장이 예상되고 있고 국내 경기 침체와 소비성향 감소 등으로 관광시장이 위축될 위기에 놓였다. 제주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1.3%포인트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제주도는 금융위기에 따른 불황의 늪을 탈출하는 돌파구로 ‘관광 활성화’를 꼽고 있다. 올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제주 관광의 틀을 재정비할 계획이다.

○ “제주관광 명성 되찾자”

지난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581만8000명으로 2007년에 비해 7.2%가 증가했다.

환율 급등 등 해외관광비용 증가에 따라 해외여행을 선호하던 내국인들이 제주로 발길을 돌리면서 관광객이 증가하는 반사이익을 얻었다. 제주도와 관광업계 등이 고비용 해소 및 친절강화 노력으로 제주관광 이미지를 개선한 것도 관광객 증가에 도움을 줬다.

제주도는 금융위기에 따른 반사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올해 관광객 유치 목표를 600만 명으로 정했다.

골프장은 벌써부터 만원이다. 제주지역 26개 골프장 대부분은 주말마다 ‘부킹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골프 관광객이 다시 찾아올 수 있도록 10회 이용하면 1회를 무료로 제공하는 ‘골프 마일리지’ 도입, 골프장별 이벤트홀 마련, 기념일을 활용한 할인행사 등 다양한 이벤트가 추진되고 있다.

한라산 설경을 소재로 한 ‘겨울 한라산과 세계자연유산’ 테마도 관광객 취향에 맞춘 관광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또 저렴한 가격으로 명품을 구입할 수 있는 내국인면세점이 다음 달 말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 조성된다.

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관광객 전용 카지노는 제주관광시장을 송두리째 바꿀 만한 폭발력을 지니고 있다. 이는 올해 제주도 역점 추진사업의 하나로 선정됐다.

○ 공격적인 관광마케팅

제주도는 올해 95억 원을 관광 홍보에 쏟아 붓는다. 관광비수기(1∼2월, 11∼12월)에 수학여행단을 유치하면 학생 1명당 1000원의 인센티브가 여행사에 주어진다.

50명 이상 참가하는 국제회의에 대해 1인당 2만 원, 200명 이상인 국내 회의인 경우 1인당 1만 원이 지원된다.

관광객을 관광 관련 업소에 보낸 뒤 이용요금의 최고 70%까지 여행사나 가이드, 운전사 등이 챙기는 송객 수수료를 양성화하고 업체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제주관광 서비스 아카데미’를 상설 운영한다.

제주도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도 바짝 신경을 쓰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관광객은 54만 명으로 2007년에 비해 0.2% 감소했다.

올해에는 국제직항노선을 운항하는 항공사, 여행사 등에 인센티브가 새롭게 주어진다. 전세기항로 개발사업체가 제주 직항노선이 없는 외국 도시에 항공기를 취항할 경우 편당 최고 50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여행사 등이 외국 도시에서 관광객 모집을 위해 광고를 할 경우 최고 5000만 원까지 지원된다.

제주도 고경실 문화관광교통국장은 “관광산업을 재창조한다는 각오로 정책을 펼치겠다”며 “우수 관광업소에 지원을 강화해 건전한 관광문화, 다시 찾는 제주관광이 뿌리내리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