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하회마을 “명품 관광지 용틀임”

  • 입력 2009년 4월 1일 06시 59분


영국여왕 방문 10돌… 기념행사 등 세계문화유산 등재 총력

《“예전엔 하회마을이 지금처럼 유명해질 줄 상상도 못했습니다. 이제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명실상부한 세계적 전통민속마을이 되도록 힘을 모아야죠.”》

경북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중요민속자료 122호). 120가구 230여 명의 주민이 사는 하회마을이 새로운 도약을 바라고 있다. 1999년 4월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이곳을 찾으면서 지구촌의 관심을 모은 지 꼭 10년 만에 이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눈앞에 두고 있는 것.

하회마을보존회 류왕근 사무국장(56)은 31일 “영국 여왕의 방문은 하회마을을 세계에 알리는 데 기여했지만 여기에 만족해서는 안 된다”며 “하회마을이 세계적인 전통마을로 인정받으려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1990년대 중반까지 하회마을을 찾은 관광객은 연간 30만 명가량에 불과했으나 여왕 방문을 계기로 방문객이 크게 늘어 지금은 연간 80만∼90만 명이 꾸준히 찾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누적 관광객 1000만 명을 기록했다. 관람료를 받기 시작한 1994년 이후 14년 만이다.

안동시는 여왕 방문 10년이 되는 날인 21일부터 6일 동안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하회별신굿탈놀이를 비롯해 선유(船遊)줄불놀이, 가훈 쓰기, 탈 탁본체험, 하회마을 옛 사진전, 여왕방문사진전 등이 열린다. 특히 25일 오후 7시에 열리는 전통 불꽃놀이인 선유줄불놀이가 기대를 모은다. 뱃놀이를 곁들인 이 불놀이는 마을과 마주보는 부용대에서 만송정 소나무 숲까지 줄을 이어 불꽃놀이를 하는 것이다. 또 행사 기간에 하회마을의 자랑인 별신굿탈놀이가 만송정 숲 속과 마을 입구 전수관에서 공연된다.

안동시와 하회마을보존회 등은 여왕 방문 10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5월로 예정된 유네스코의 예비 실사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유네스코는 9월경 정식 실사를 거쳐 세계문화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 때문에 하회마을 관리사무소의 직원 13명과 관광객들에게 마을을 소개하는 문화유산 해설사 24명의 각오도 남다르다. 심호섭 관리사무소장(53)은 “영국 여왕이 특별히 방문한 곳이라 ‘역시 다르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도록 관광객 편의와 유산 관리에 정성을 쏟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리사무소 옆에는 여왕 방문 기념관이 있다.

안동시가 하회마을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게 된 것도 영국 여왕의 방문에서 자신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김휘동 시장은 “그동안 하회마을을 비롯해 탈춤축제 등을 기반으로 안동을 ‘한국정신문화의 수도’로 꾸준히 알리고 내실을 다져왔다”며 “하회마을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도록 모든 노력을 쏟겠다”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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