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주사 어물쩍… 해외여행 훌쩍… A형간염 덜컥

  • 입력 2009년 6월 29일 02시 59분


《여름을 맞아 해외여행객이 늘고 있다. 여행업계에 따르면 신종 인플루엔자A(H1N1)의 영향으로 한동안 해외여행이 주춤했지만 올여름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해외여행을 할 때는 전염성 질환을 조심해야 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해외여행자클리닉 윤도경 교수의 도움말로 건강하게 해외여행을 하는 법을 알아봤다.》

■ 건강한 해외여행법

○ 4주전 예방접종-곤충기피제 준비

먼저 여행하려는 국가에 어떤 감염 질환이 주로 발생하는지 알아봐야 한다. 질병관리본부의 해외여행 질병정보센터 홈페이지(travelinfo.cdc.go.kr)에 들어가면 해외 전염병 발생 소식과 함께 국가별 전염병 정보와 예방법을 알 수 있다.

위생상태가 좋지 않은 국가에서는 A형 간염이 흔하다. A형 간염 예방주사는 출발 4주 전에 맞으면 충분한 면역력을 가질 수 있다.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거나 접종 후 4주 이내에 출발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면역 글로불린 주사를 맞아 면역력을 높이는 것이 좋다.

아프리카나 남미 열대 국가에 간다면 황열을 조심해야 한다. 황열은 갑작스럽게 고열이 나고 사망률도 높다. 황열 백신은 맞은 후 7∼10일이면 효과가 나타나고 한번 접종으로 30년 이상 면역력이 생긴다. 남미와 아프리카의 일부 국가는 아예 황열 예방접종 증명서를 요구하고 증명서가 없으면 입국을 허가하지 않는다. 증명서는 국립검역소에서 발급받을 수 있다.

말라리아는 동남아 국가에서 여전히 많이 발생하고 있다. 방콕 등 대도시가 아니라면 동남아 모든 지역이 말라리아 위험 지대다. 말라리아를 예방하는 약은 여러 종류가 있다. 동남아나 중남미 산간 지역으로 간다면 출국 전 병원에서 지역에 맞는 약을 처방받아 출발 전부터 여행을 마칠 때까지 계속 복용해야 한다.

도시가 아닌 외딴 지역으로 여행을 떠난다면 필수품이 더 많다. 곤충을 통해 옮기는 질환이 많은 만큼 곤충기피제는 필수다. 물을 끓여 먹을 수 있는 버너와 주전자도 필요하다. 소독약, 일회용 밴드, 자외선을 막을 수 있는 자외선차단지수 30 이상의 로션도 챙기는 것이 좋다.

○ 기내선 2시간마다 걷기 운동을

비행기 내부는 기압이 낮고 건조하다. 기압이 낮고 산소 농도가 낮아지면 배 속의 가스가 팽창한다. 평소 배에 가스가 많이 차는 체질이라면 출발 전 이틀 정도는 양파, 무, 유제품 등 가스가 잘 생기는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비행 도중에는 탄산음료보다 물을 마시는 것이 낫다.

건조한 기내에서는 피부가 마르기 쉽다. 콘택트렌즈를 착용한 사람은 눈이 뻑뻑해지고 염증이 생길 수 있다. 장거리 비행을 할 때는 렌즈보다 안경을 착용하고 피부에 수분이 함유된 로션을 자주 발라준다. 기내 에어컨 바람은 얼굴을 직접 향하지 않도록 한다.

이코노미 클래스 좌석은 좁기 때문에 5시간 이상의 장거리 비행을 할 때 불편함을 느낀다. 좁은 좌석에서 다리를 굽힌 채 장시간 앉아있게 되면 정맥의 피가 심장으로 다시 돌아가는 데 문제가 생긴다. 비행기에서 다리가 부은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발목을 돌려주거나 발가락을 들어올리는 운동을 해서 종아리 근육을 움직여주는 것이 좋다. 적어도 2시간에 한 번은 기내에서 걸으며 운동을 한다.

○ 덥다고 강에 뛰어들면 기생충에 딱

동남아나 중남미 지역을 여행하는 사람의 30∼40%는 여행자설사를 경험한다. 이질균, 대장균, 살모넬라균, 비브리오균에 오염된 물이나 음식물을 통해 감염되며 복통과 함께 설사가 온다. 날음식은 반드시 피하고 물은 끓여 먹거나 포장된 상태로 판매하는 것만 먹어야 한다. 길거리에서 파는 아이스크림, 얼음, 껍질이 벗겨진 과일도 위험하다. 여행 중에는 자주 손을 씻도록 한다. 설사가 난다면 탈수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물을 자주 마신다.

황열과 뎅기열은 모기를 통해 감염되는 질병이다. 황열은 예방 백신이 있지만 뎅기열은 특별한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다. 인도, 동남아, 중국 남부, 중남미, 카리브 해가 뎅기열의 주요 발생지역이다. 뎅기열에 걸리면 고열 두통 근육통 등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열흘 이상 계속되며 심한 경우 장출혈로 이어지기도 한다. 모기기피제를 틈틈이 뿌려주고 모기장을 이용하며 외출할 때는 긴팔 옷으로 노출을 최소화한다.

덥다고 해서 강에 뛰어드는 것도 삼가야 한다. 동남아,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국내에는 없는 주혈흡충증에 걸릴 수 있다. 이 질병은 강이나 개천에 사는 주혈흡충이라는 기생충이 피부를 뚫고 침입해 발생하는 것으로 감염 며칠 내에 피부가 가렵고 발진이 생긴다. 1, 2개월 내에 열 기침 오한이 생긴다. 겉보기에 깨끗해 보이는 물이라도 유충이 살고 있을 수 있다. 목욕은 50도 이상 가열한 물이나 정수 처리된 물로 해야 한다. 염소 처리된 수영장이나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은 안전하다.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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