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시는 ‘한국의 그랜드 캐니언’으로 닉네임을 지어 부르기도 하는데 거대한 산세와 기암괴석, 폭포 등 자연이 합주해 놓은 거대한 그림에 입이 딱 벌어진다. 입구에서 다리를 지나면 수 백 명이 앉아서 쉴 수 있는 무릉반석을 시작으로 삼화사, 학소대, 선녀탕, 용추폭포와 쌍폭포 등이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태고의 신비와 전설이 마음의 눈으로 읽혀지는 듯 하다. 특히 용추폭포와 쌍폭포는 이 곳의 절경 중 절경이다.
물줄기가 두 개인데서 이름 붙은 쌍폭포는 20m나 되는 물줄기가 굉음을 포효하면서 떨어지는 데 그 웅장함에 압도당한다.
무릉도원으로 불릴 만큼 형이상학적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이 곳에선 선조의 피와 땀이 서린 역사의 산물을 동시에 감상하는 재미가 있다.
삼화사와 두타산성이 대표적이다.
삼화사는 1300여년의 긴 역사를 가진 고찰로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당나라에서 귀국한 후 이 곳에 절을 지어 흑연대로 부르다 고려 태조 때 삼국을 통일하고 화합한다는 의미로 개칭했다. 무릉계곡 명승지 관리사무소에서 서남쪽 4.25km 지점에 위치한 두타산성은 임진왜란 때 왜적을 전멸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김학기 동해시장은 “무릉계곡 명승지에는 천혜의 절경 뿐 아니라 삼화사와 두타산성 같은 역사적인 느낌이 있어 여행객을 더욱 매료시킨다”고 말한다.
이 곳의 아름다움을 누리기 위해서는 약간의 고생도 따른다. 관리사무소부터 용추폭포까지 이어진 2.6km의 길은 만만치 않다. 평소 등산이나 운동을 정기적으로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단내 나는 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한 번 올라가면 결코 잊을 수 없는 기억이 될 테니 힘들어도 꼭 올라가 보기를 권한다. 무심결에 구두를 신고 왔어도 좋다. 관리사무소에서 운동화를 무료로 빌려주니 갈아 신고 천천히 앞에 펼쳐질 장관을 기대하면서 전진하기만 하면 되니까.
동해 |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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