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opping]비행기 E좌석은 피하세요

  • 입력 2009년 7월 10일 02시 57분


《슬슬 휴가 계획을 구체화할 때다. 날아오르기 시작하는 비행기 좌석에 앉아 멀어지는 땅을 바라보는 설렘이란…. 하지만 비행기에서 자리 한번 잘못 잡았다가 좋은 기분을 망치는 경우도 더러 있다. 옆에 누가 앉을지는 복불복이지만 적어도 구조상 불편한 자리만큼은 피하고 조금이라도 편한 여행을 해 보자. 물론 퍼스트클래스나 비즈니스클래스를 이용하는 여행객이라면 이 기사를 굳이 읽을 필요는 없다. 이 기사는 넉넉지 않은 공간에 앉아 다리 한번 제대로 펴 보지 못하는 이코노미클래스를 이용하는 대부분의 여행객이 아주 조금이라도 쾌적한 여행을 즐기도록 불편함을 피할 수 있는 작은 팁들을 위주로 정리했다.》

■ 이코노미 클래스 살펴보니

○ 한가운데 끼여 앉아 고통스러운 여행

통로 측도 창가 측도 아닌, 사람 사이에 끼어갈 확률이 가장 높은 좌석이 바로 E열이다. 소형 항공기의 좌석 배열은 통로를 중심으로 3열-3열, 중형·대형 항공기의 좌석배열은 2-4(5)-2열이거나 3-3(4)-3열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중 E가 통로 측이거나 창가 측인 좌석 배열은 거의 없다. 예외적으로 아시아나항공이 운용하는 항공기 중 7대가 2-3-2 배열인데 이 항공기의 E 좌석은 복도 측이다. 특히 2-5-2 배열이라면 5열 좌석의 한가운데 ‘끼여’ 앉아 가는 불편함을 겪을 수도 있으니 받은 좌석에 E가 찍혀 있다면 당당하게 “바꿔달라”고 요구하자.

○ 비상구 바로 옆 자리는 오히려 나쁜 좌석

비상구 쪽 자리는 앞에 좌석이 없는 덕에 발을 뻗을 수 있어 사람들이 선호하는 좌석이다. 그러나 비상구 바로 옆 좌석(양 창가열)이라면 얘기가 다르다. 비상구 구조물 때문에 벽보다 훨씬 두꺼운 문짝이 발 뻗을 자리까지 치고 들어오기 때문에 매우 갑갑한 자리가 바로 비상구 바로 옆 자리다.

○ 비행기 뒤편 자리가 한 열 줄어드는 좌석은 영화보기 불편

뒤쪽으로 갈수록 지름이 줄어드는 비행기 구조 때문에 통로가 2개인 비행기는 대부분 뒤쪽으로 가면 가운데 열 좌석 수가 하나 줄어들게 된다. 2-5-2열이 2-4-2열로 바뀌거나 2-4-2열이 2-3-2열로 줄어드는 식이다. 이렇게 좌석이 한 줄 없어지기 시작하는 자리는 최근 많은 비행기에 장착된 ‘주문형비디오시스템(AVOD)’을 편안히 즐기기엔 다소 불편하다. 앞좌석 등받이가 정면에 있지 않고 삐딱하게 자리 잡았기 때문에 고개를 돌려야 볼 수 있는 것. 책 등이 꽂혀 있는 시트포켓도 사용하기가 다소 불편하다.

○ 밖을 내려다보기 좋은 자리는 항공기 뒤편

바깥 경치를 더 구경하고 싶다면 최대한 비행기 뒷자리를 택해야 한다. 더 정확히는 ‘맨 뒤쪽 탈출구와 뒤에서 두 번째 탈출구 사이의 좌석’을 택해야 땅을 바라볼 수 있다. 이코노미클래스의 가장 앞쪽 자리는 대부분 항공기 중간 정도에서 시작하기 때문에 항공기 앞쪽 자리는 대부분이 날개에 가리게 된다. 단, 항공기 뒤편은 앞이나 중간 쪽 좌석보다 다소 소음이 심하게 느껴질 수 있으니 참고할 필요가 있다.

○ 등받이가 젖히지 않는 좌석도 있다

오랜 시간 좁은 곳에 앉아 가는 것도 편하진 않은데 좌석까지 젖히지 않는다면 낭패다. 갤리(승무원이 식사나 음료를 준비하는 곳) 바로 앞이나 화장실 바로 앞에 위치한 좌석 중 등받이가 뒤로 젖히지 않거나 조금밖에 눕지 않는 좌석이 일부 있다. 이 좌석들은 화장실을 이용하려는 승객들이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에 신경이 쓰이기도 하는 자리다. 인터넷에서 자리를 미리 배정받아 이런 자리는 피하거나 탑승수속 시 “갤리 바로 앞자리는 싫다”고 명확하게 얘기하는 것이 좋다.

○ ‘오버부킹’으로 좌석 승급 가능성은 거의 없어

가끔씩 “오버부킹(항공사가 취소 승객 수를 미리 예상해 좌석 수보다 많은 예약을 받는 것)된 항공편에서 이코노미클래스를 끊은 뒤 가장 늦게 티케팅을 하면 비즈니스클래스에 앉아 갈 수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한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틀린 말은 아니다. 다만 가장 늦게 수속을 밟을 경우 비즈니스클래스에 앉을 가능성보다 가장 좋지 않은 좌석에 앉을 확률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 항공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답이다.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는 항공사일 경우 수속 마감을 이유로 아예 탑승 자체를 거부할 수도 있으니 기대를 하지 않는 편이 마음 편하다. 다만 자신의 탑승 실적이 좋아 항공사 멤버십이 높은 등급이거나 그동안 쌓은 마일리지가 월등히 높다고 생각될 경우라면 일반 승객들보다는 가능성이 조금 클 수도 있다고 한다.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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