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해외여행을 할 때 비행기를 이용하게 된다. 비행시간 동안 건강을 유지하지 못하면 목적지에 도착해 병이 나기도 한다.
○ 환자는 승무원에게 미리 말해야
몸 상태가 정상인 사람도 비행기를 타면 고도 변화로 신체 기능이 저하된다. 주요 장기인 뇌, 심장, 폐에 질환이 있는 환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비행기 고도가 올라가면서 산소가 모자라 일종의 빈혈 상태가 유발돼 몸의 기능이 현격히 나빠진다.
비행기의 여압장치는 압력을 조절해 3만 피트 이상의 고도에서 비행을 하더라도 기내의 고도는 불과 6000∼8000피트를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주요 장기가 허약한 사람은 이런 환경을 극복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약간의 산소 부족이라도 허약한 환자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쳐 건강이 악화될 수 있다. 주요 질환을 알고 있는 환자는 승무원에게 미리 자신의 상태에 대해 말을 해놓는 것이 좋다. 항공사는 환자를 ‘허약 승객’으로 분류해 기내에서 산소 공급을 받을 수 있도록 사전에 조치해준다.
○ 커피, 콜라, 술은 삼가도록
비행기 안에서는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비행기 내 습도는 10% 수준으로 상당히 낮다. 습도가 낮으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입이 마른다. 코도 건조해지고 눈도 자극을 받는다. 그래서 기내에서는 수시로 물을 마셔야 한다. 술, 커피, 차, 콜라 등을 마시다 보면 오히려 탈수 증세가 악화될 수 있으니 가급적 삼간다.
비행기 안에서 오랫동안 앉아 있거나 서 있으면 다리 운동이 안 돼서 다리가 붓게 된다. 비행기 안에서는 자주 자리에서 일어나 움직여주며 다리 운동을 한다.
○ 하강 시 입과 코 막고 숨 내쉬면 귀 뚫려
비행기가 하강할 때 귀 안쪽에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비행기가 착륙하기 20여 분 전부터 귀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아프고 고막이 빨갛게 붓기도 한다. 잠을 자는 상태에서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면 귀 통증이 더 심해진다.
착륙 전 귀에 심한 통증을 느끼는 사람은 비행기를 타기 전부터 목감기를 앓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항공성 중이염’은 귀 내부와 외부의 압력을 같도록 조절하는 유스타키오관이 감기 때문에 기능을 잃어 생기는 질환이다.
귀 내부와 외부의 압력이 다를 때 유스타키오관이 열리면서 내부와 외부의 기압이 같아지도록 조절한다. 그런데 목감기에 걸려 편도선이 부었거나 목이 전체적으로 많이 부어 있을 때는 유스타키오관 통로의 개구 부위가 막혀 잘 열리지 않는다. 이 때문에 귀 내부와 외부 압력 간의 차이가 점점 커지고 비행기가 고도를 낮추면서 고막에 엄청난 압력이 가해진다. 때로는 고막이 손상되거나 파열되기도 한다.
항공성 중이염을 방지하려면 비행기 안에서 말을 많이 하거나 껌을 씹는 것이 도움이 된다. 유스타키오관이 제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움직여 줘야 한다. 또 인위적으로 귀 내부와 외부 압력을 조절하는 방법도 있다. 비행기가 하강할 때 입과 코를 꽉 막고 숨을 내쉬어 내부의 압력을 높이면 귀가 ‘뻥’ 하고 뚫리게 된다. 상당히 아프지만 이런 응급처치를 하지 않으면 귀의 통증이 3∼5일 가기도 한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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