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은 한 여름에 찾아가는 게 또 매력이다. 요즘처럼 휴가 차량이 고속도로를 점령하고 있는 시즌에는 멀리 있는 계곡까지 놀러가는 것은 사실 피곤한 일이다. 하지만 집에서 가까운 곳을 찾는다면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즐거운 한 때를 보낼 수 있다.
요새 가볼 만한 계곡을 한국관광공사 추천으로 소개한다.
○수도권에 위치, 경기 고양 북한산성·백운동계곡
북한산 대표 골짜기인 북한산성계곡과 백운동계곡은 아침부터 북적인다. 수도권에 자리하다보니 이른 시간부터 큰 부담 없이 찾아오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이들 계곡의 참맛은 수많은 사람들이 찾아와도 그대로인 산기운과 온전히 품어주는 넉넉함이다. 이 곳에 왔다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조선왕릉 또한 놓칠 수 없다. 숲이 우거져 있고 잔디밭이 넓게 펼쳐져 있어 가족끼리 시간 보내기에 제격이다.
○겨울비처럼 차가운 물, 경남 의령 찰비계곡.
한우(寒雨)산에서 물줄기가 시작하는 찰비계곡. 찰비는 한우의 순우리말로 한 여름에도 겨울비처럼 차가운 비가 내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만큼 숲이 울창하고 맑은 물이 흐른다. 무더위를 피하기에 이만한 곳이 없다. 맑은 계곡만큼 푸른 숲을 품고 있는 한우산 산행도 즐겁다. 걸어도 되고, MTB(산악자전거)를 이용해도 정상을 밟을 수 있다.
○청송사람들의 숨은 쉼터, 경북 청송 신성계곡
첩첩산중에 위치한 이 곳으로 여행하기 위해선 느긋한 마음이 필요하다. 하지만 청송은 그만큼의 시간을 소요하고 찾아온 여행자들을 실망시키지 않는다. 그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는 청정함이 매력이다. 신성계곡은 특히 으뜸이다. 안덕면 신성리에서 시작해 절벽이 아름다운 근곡리를 지나 백석탄까지 굽이굽이 휘어 돌아 안동으로 흘러가는 이 계곡은 청송 사람들이 숨겨둔 쉼터다.
○기암절벽 가득, 전북 남원 지리산 구룡계곡
쏟아지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탁족을 즐긴다면 신선이 부럽지 않다. 이 곳은 수려한 산세와 깎아지른 듯한 기암절벽이 절경이다. 정상에 오르면 구곡경의 구룡폭포가 있다. 계곡 트레킹 보다 탁족이나 물놀이를 즐기려면 육모정 아래에 있는 계곡이 안성맞춤. 가족 단위나 아이들이 있는 경우에 더욱 좋다. 거대한 암반이 있고, 계곡이 넓게 흐르기 때문에 물놀이를 즐기기에도 좋다.
○조선시대의 명소, 충북 괴산 선유·화양계곡
선유계곡과 화양계곡은 조선시대 퇴계 이황과 우암 송시열이 절경에 반해 머물렀을 정도로 아름답다. 퇴계 이황이 9개월 간 머물렀다는 선유계곡에선 하늘을 이불 삼고, 물소리를 자장가 삼아 누워 있으면 더위가 절로 사라진다. 맑은 물이 기암괴석을 타고 시원하게 흐르는 화양계곡에는 암서재, 화양서원 등 조선 후기 문인 송시열의 역사적 자취가 고즈넉이 남아있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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