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은 연휴가 짧아 더 피로하다. 특히 추석 준비에 분주했던 주부들은 ‘명절 증후군’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두통을 비롯하여 목, 어깨, 허리, 무릎의 통증을 호소하고 명절이 되기 전부터 시작된 우울 증상으로 어지럽고 무기력해지거나 소화가 안 되기도 한다.
근육과 관절의 통증은 명절증후군의 가장 대표적인 증상이다. 장시간 쪼그리고 앉아 전을 부치는 것처럼 동일한 근육과 관절을 사용해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과로로 말미암아 근육이 빨리 피곤해지고 관절에 무리가 와서 통증이 생긴다.
온몸이 뻣뻣하고 결리는 근육통은 갑자기 활동량이 늘어나 목 근육이 딱딱하게 굳고 허리나 등이 결리는 증상이다. 다음 날 아침 개운하게 일어나려면 전날 따뜻한 찜질이나 목욕을 하고 잠자리에 든다. 심하게 어깨가 결리거나 근육통이 심할 때는 늙은 호박이나 생강을 이용해 찜질을 하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냉증을 개선해 근육통 완화에 도움이 된다. 일을 하는 틈틈이 휴식 시간을 갖고 스트레칭을 한다.
과도한 가사 노동으로 육체적으로 힘이 들면 명절 전부터 이에 대한 부담감으로 정신적 스트레스가 동반된다. 더구나 일가친척이 모이면 다양한 갈등이 발생하고 스트레스가 심해진다. 집에서는 도와주던 남편이 친척 앞에서는 대접만 받으려 한다거나, 친척과 자주 비교를 당한다거나, 전업주부와 직장주부 간의 가사 분담에서 차이가 나면 정신적 스트레스가 생긴다. 특히 양성평등 가치관을 가진 젊은 주부에게서 이런 스트레스가 자주 생길 수 있다. 명절증후군은 명절이 끝나면 단시일 안에 해결되기도 하지만 상황이 반복되면 가정불화나 시댁과의 갈등이 장기화되기도 한다.
명절 때 생기는 정신적 갈등을 해소하려면 환기효과(ventilation) 방법과 가족 간의 대화가 필요하다. 환기효과는 갈등이 있는 대상을 만나기 전에 제3자에게 갈등상황을 털어놓음으로써 갈등상황에 사전 적응을 하는 것이다. 주부가 친구들과 통화를 하는 것은 이러한 효과를 노린 것이며 정신과 상담 역시 마찬가지이다.
또 가족 구성원 간에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기 위한 충분한 대화가 필요하다.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주부는 무조건 참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며 남편과 시댁 식구에게 자신의 생각을 토로하고 이를 개선해나가는 자세를 갖도록 한다.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정신과 교수는 “무조건 자신의 생각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상대방의 의견과 가치관을 존중하는 태도를 가져야 명절이 즐거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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